
KT 이강철 감독. 스포츠동아DB
KT 불펜은 지난해 후반기 46경기에서 평균자책점(ERA) 2.57(리그 1위)을 합작했다. 전반기(96경기 ERA 4.85·8위)와 딴판이었다. 같은 기간 리그 평균(3.84)보다 1점 이상 낮았다. 와르르 무너지는 경기가 없었다.
이강철 감독이 시즌 초부터 확립했던 ‘자기 역할’을 선수들이 이해한 결과다. 선발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주권은 셋업맨으로 역할을 바꿔 KT 창단 최다 홀드 기록(25개)을 썼다. ‘클로저’로 변신한 이대은도 후반기 21경기에서 블론세이브 없이 9세이브를 기록했다. ‘마당쇠’ 전유수는 후반기에만 30이닝을 소화하며 허리 역할을 해냈고 하준호, 김민수도 1점대 ERA로 힘을 보탰다.
올해 이 감독이 꼽은 강점도 불펜이다. 불펜에서만큼은 지난해보다 더 나은 성적을 자신하고 있다. 전반기와 확연히 달랐던 후반기가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겠다는 각오다. 우선 스토브리그 기간 부상이나 이적 등 자원 이탈이 없었다. 여기에 마당쇠 역할을 해줄 이보근을 2차 드래프트로 수혈했다. 지난해와 달리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던 김민수도 불펜 자원으로 고정할 계획이다. 여기에 대만 가오슝 마무리캠프에서 가장 좋은 구위를 뽐냈던 하준호도 좌완 1옵션으로 쓰일 전망. 기존의 김재윤, 주권, 손동현, 정성곤 등까지 감안한다면 딱히 추격조를 분류하기도 쉽지 않다. 지난해 후반기 성과가 특정 한두 명에 의존한 결과가 아니었기 때문에 폭이 확실히 넓어졌다.
투손(미 애리조나주)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