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다영의 플로리다 피플] 최고의 팀플레이어 로맥 “막강한 SK의 일원으로 기억되고파”

입력 2020-02-11 09: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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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로맥.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 사진제공 | SK 와이번스

벌써 SK 와이번스에서 맞이하는 4번째 시즌이다. 미국 플로리다 베로비치에서 제2의 가족과 재회한 제이미 로맥(35)은 새 시즌에도 ‘팀 플레이어’로 뛰는 데 최우선의 가치를 새겨뒀다.

2020년 KBO리그 10개 구단 30명의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고참이 됐다. 2019시즌 반발계수가 하향 조정된 공인구의 영향으로 장타 생산에 애를 먹었지만, SK는 다시 한 번 로맥의 손을 잡았다. 지난해 부침을 겪으면서도 29홈런(2위), 95타점(8위), 장타율 0.508(7위)을 기록하는 등 남다른 파워를 지닌 것은 물론 인품이 뛰어나 동료들에게 두루 사랑받는 팀원이라서다.

SK를 향한 로맥의 마음 씀씀이도 각별하다. 지난해 정규리그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를 모두 놓친 뒤 캐나다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도 내내 근심과 걱정에 빠져있던 그다. 10일(한국시간) 베로비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로맥은 “‘왜 이기지 못했을까.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에 대한 생각을 참 많이 했다”며 “결국 극복해야 했다. ‘다시 돌아와 이겨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털어놨다.

아울러 그는 “SK와 4시즌 째 함께하고 있다. 이제 나는 팀의 일부분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그러다보니 개인 성적을 걱정하는 게 아니라 팀 성적을 우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승리를 향한 의지가 더욱 굳세졌다. “투수들이 나와 상대할 때 조심스럽게 공을 던진다는 걸 알면서도 너무 적극적으로 스윙을 하다보니 잘 맞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고 돌아본 로맥은 “올해는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에 집중해서 침착하게 원하는 공이 왔을 때 스윙을 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선수들에게서 좋은 시즌을 만들고자하는 야망들이 많이 보인다. 이기고자하는 마음이 모이면 분명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반겼다.

제이미 로맥. 스포츠동아DB

제이미 로맥. 스포츠동아DB

새 시즌에도 홈런 타자 최정과의 시너지를 기대한다. 로맥은 “최정의 컨디션이 정말 좋아 보인다. 캠프에서 굉장히 잘 치고 있다”며 “워낙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 분명 잘 할 것”이라고 믿음을 보냈다. 이어 “공인구가 바뀐 것을 감안하면 다시 30홈런을 넘기고 싶다. 목표를 35개 정도로 설정하고, 그 이상을 달성할 수 있다면 최고로 멋진 시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즐거운 소식도 있다. 약 2주 뒤 둘째 아들이 태어난다. 근래 휴식일에는 첫째 내쉬의 옷을 사거나 파우더와 같은 아기 용품을 사며 설레는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예정일인 22일 무렵에는 잠시 캠프지를 떠나 아내의 곁을 지켜줄 계획이다. 로맥은 “정말 기다려진다. 내쉬에게 동생이 생기는데, 어떤 반응을 보일지도 궁금하다”고 미소 지었다. 농담을 섞어 둘째 아이에게 한국 이름을 지어주고 싶다는 그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성장한 소중한 시간을 기억하게 해주고 싶다”고 했다.

SK 왕조의 핵심 멤버로 활약하다 지도자로 합류한 박정권, 조동화 코치가 로맥에게는 큰 귀감이 된다. 그는 “코치님들을 보면 선수 시절 안타를 몇 개 쳤고, 홈런왕 출신이라는 사실 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며 “왕조 시절 강력한 팀의 일원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훌륭한 선수라고 여겨진다”고 했다. 이는 로맥이 걷고 싶은 길이다. 그는 “나도 시간이 더 흘렀을 때 개인적인 요소로 평가 받기보다는 막강한 SK의 일원이었던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베로비치(미 플로리다주) |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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