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간의 포인트 합산해 랭킹 발표
테니스 대회를 보면 ‘ATP 500’, ‘ATP 1000’이라고 표기되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여기서 ‘500’, ‘1000’이라는 숫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ATP(Association of Tennis Professionals·프로 테니스 협회)는 테니스 대회를 주관할 뿐 아니라 진행되는 대회에서의 결과를 포인트로 반영하여 선수들의 순위를 집계한다. ATP 옆에 붙어있는 숫자는 바로 대회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포인트다.
숫자가 높을수록 권위 있는 대회이고, 상금의 규모도 달라진다. 한 마디로 대회의 등급을 나타내는 숫자라고 할 수 있다. 대회별로 우승자를 비롯해 출전 선수들의 성적에 따라 차등하여 포인트를 부여한다. 최근 노박 조코비치(33·세르비아)가 우승한 2020 호주 오픈 대회를 포함해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으로 구성된 가장 권위 있는 대회인 ‘그랜드 슬램’ 대회의 우승자에게는 2000포인트가 주어진다. 조코비치는 이번 우승으로 라파엘 나달(34·스페인)을 325포인트 차로 앞서며 세계랭킹 1위(2월 3일 기준)를 차지했다.
쌓인 포인트와 순위는 선수들에게 중요하게 작용한다. 각 대회 출전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대회 등급이 높아질수록 순위에 따라 출전할 수 있는 대회가 제한되고, 출전 자격이 주어지더라도 순위가 낮다면 본선에 진출하기 위해 예선을 거쳐야 하기도 한다.
정현(24)을 이을 테니스 유망주로 손꼽히는 권순우(23)는 1일, 생애 처음으로 ATP 투어 대회에서 시드를 배정받았다. 인도 푸네에서 열린 2020 ATP 투어 250시리즈 타타 오픈 대회에서 권순우는 세계랭킹 87 위로 출전 선수 중 상위 4번째를 기록해 4번 시드를 받았다.
ATP는 최근 52주간의 랭킹 포인트를 합산해 매주 월요일에 순위를 발표한다. 매년 연말에는 세계랭킹 8위까지 출전할 수 있는 ATP 파이널스 대회도 개최한다. 순위를 토대로 상위권에 속한 선수들은 4개의 그랜드 슬램 대회와 마스터스 1000 몬테카를로 오픈 대회를 제외한 8개의 ATP 월드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대회에 의무적으로 출전해야 하는 규정도 있다.
이인서 명예기자(서울대 체육교육 전공) woorili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