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후에도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서울시청) 등 확실한 에이스를 보유한 여자대표팀과 달리 남자대표팀은 확실한 에이스를 발굴하는 데 애를 먹었다. 2018평창올림픽에서 임효준(고양시청)이 금메달을 안기기 전까진 에이스의 공백이 생각보다 길었다.
그러나 이제는 큰 걱정이 필요 없을 듯하다. 확실한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고 있는 데다 누구든 세계무대에서 금메달에 도전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2019∼2020시즌 세계랭킹 1위로 우뚝 선 박지원(24·성남시청)과 황대헌(21·한국체대)을 필두로 김다겸(23·성남시청)과 이준서(20·한국체대)가 뒤를 받치는 모양새다. 최근 부진했지만 1차대회 500m와 1000m, 2차대회 1000m를 석권한 황대헌도 대표팀이 자신 있게 내세울 수 있는 에이스다.
남자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막을 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2019∼2020시즌 쇼트트랙 월드컵 6차대회에서도 5000m 계주를 제외한 개인전 전 종목을 휩쓸었다. 박지원이 1500m와 1000m 2차레이스까지 2관왕을 차지했고, 김다겸이 1000m 1차레이스, 이준서가 500m를 석권했다. 특히 한국의 대표 취약종목인 500m에서 새로운 금메달리스트가 등장한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호재다.
박지원은 ISU와 인터뷰에서 “이렇게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나는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레이스에 임한다. 결선에는 최고의 선수들이 올라오기 때문에 결과를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어린 시절부터 매일 훈련한 게 지금의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나는 여전히 더 빨라지고 싶고, 기술과 전략을 향상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표팀은 이번 6차대회에서 이유빈(연세대)과 김지유(성남시청)가 여자 1000m 1·2차레이스에 걸린 금메달을 휩쓰는 등 총 6개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에는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 준비를 시작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