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낌없는 지원’ 전북, 호주 원정 비즈니스 탑승…수원도 조기 이동

입력 2020-02-2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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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2006·2016년에 이어 통산 세 번째 아시아 클럽 정상을 바라보는 K리그1 챔피언 전북 현대는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여정을 불안하게 시작했다. 지난 시즌 한·일 챔피언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와의 대회 조별리그 H조 홈 1차전에서 1-2로 패했다.

한 골차 패배가 오히려 다행일 정도로 내용이 좋지 않았다. 특히 전북이 시즌 첫 공식전을 패배로 시작한 것은 2008년 3월 부산 아이파크와 K리그 개막전 이후 12년 만으로, ACL 첫 경기 패배는 2012년 3월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전 이후 8년 만이었다.

기대했던 첫 단추를 잘 꿰지 못해 분위기가 잠시 어두워졌어도 아직 기회는 많다. 더 이상 망신당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반전의 첫 걸음은 다음달 4일(한국시간) 시드니FC(호주)와의 조별리그 원정 2라운드다.

무조건 승점 3을 확보해야 할 전북은 선수단에 통 큰 지원을 결정했다. 비즈니스 항공편에 탑승하기로 했다. 비행기에서만 약 11시간 이상 보내야 하는 선수들의 피로누적을 감안해 넉넉한 좌석을 제공키로 했다. 조세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과 경기 엔트리 18명이 특별한 혜택을 얻는다.

사실 전북 선수단에 ‘비즈니스 좌석’이 마냥 낯선 것은 아니다. 구단 규정에 따르면 대회 16강 토너먼트부터 원정길에 비즈니스 항공편을 이용한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시드니가 시차는 없어도 워낙 먼 지역인 만큼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야 했다. “AFC는 ACL 출전 팀들에 원정지원금 6만 달러(약 7200만 원)를 보전해주지만 이번 비즈니스 항공권 예약과는 전혀 별개”라는 것이 전북 측의 설명이다.

일정도 앞당겼다. 당초 전북은 29일 수원 삼성과 K리그1 홈 개막전(1라운드)을 마친 다음 날(3월 1일) 시드니로 떠나려 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19가 국내 전역을 휩쓸자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긴급이사회를 열어 개막전을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하면서 여유가 생겼다. 전북은 이달 29일 도착해 휴식을 취한 뒤 3월 1일부터 3일까지 풀 트레이닝을 갖고 결전에 나설 참이다.

3월 3일 조호르 다룰탁짐(말레이시아)과 격돌할 G조 수원도 조기 이동한다. 역시 19일 홈에서 빗셀 고베(일본)에 0-1로 무릎을 꿇은 FA컵 챔피언은 3월 1일 출국 예정일을 29일로 조정했다. 그래도 스케줄이 빡빡하다. 한국과 직항 노선이 없어 이동에만 꼬박 하루를 허비해야 한다. 현지 적응훈련이 이틀씩 주어진 것은 그나마 위안거리.

사실 전북과 수원의 진짜 걱정은 따로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한국인 입국금지 및 제한 조치다. 다행히 호주와 말레이시아는 중국 체류·경유가 아니면 한국인들의 왕래를 차단하고 있진 않다. 환영은 기대할 수 없으나 무조건적인 기피대상이 아니라는 점은 긍정적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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