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의 너무 침착했던 사령탑 데뷔전

입력 2020-02-27 14:5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고양 오리온 김병철 감독대행(47)은 26일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9~2020 현대모비스 프로농구’ 정규리그 5라운드 홈경기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에 앞서 “아무래도 긴장은 된다”고 했지만 경기 내내 침착하게 팀을 이끌며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경기를 마친 뒤 공식기자회견에서 참석해서도 김 감독대행은 담담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등 끝까지 평정심을 유지했다. 전임 추일승 감독(57)을 보좌하며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쌓은 경험 덕분인지 초보 사령탑이라는 생각이지 들지 않을 정도로 침착했다. 2013년부터 코치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대행도 “코치로 지낸 그 동안의 시간이 내게는 큰 자산인 것 같다”고 했다.

코치 생활을 하면서 김 감독대행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준비다. 그는 “추 감독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너무 많은 부분을 배웠다. 하나 둘이 아니라 다 얘기가 힘들다”라면서도 “특히 추 감독님은 준비를 아주 꼼꼼하게 하셨다. 나도 경기에 나서기에 앞서 준비만큼은 철저하게 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와의 경기에서는 나름대로 준비한 전술이 효과가 있었다. 김 감독대행은 현대모비스가 상대팀에게 외곽슛을 쉽게 허용하지 않는 수비를 펼치는 점을 감안해 인사이드 공략을 병행하는 쪽으로 준비를 했다. 이 카드가 잘 먹혀들어가면서 오리온은 주도권을 잡았고, 결국 상대를 꺾을 수 있었다. 김 감독은 “그래도 4쿼터에 추격을 허용한 부분은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고 냉철한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자신이 추구하는 스타일도 분명하다. 김 감독대행은 선수 시절 리그를 대표하는 슈팅가드였다. 자신의 성향대로 공격적인 농구를 오리온에 이식하려 한다. 이를 위해 선수들이 가능한 많은 움직임을 가져가면서 플레이하는 방식으로 약간의 전술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팀을 직접 지휘한 시간이 길지 않아 완벽하진 않지만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많은 어시스트가 동반된 득점이 나오는 등 어느 정도 효과는 봤다. 김 감독대행은 “선수들이 쉬운 득점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몸에 힘이 들어가 놓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몸에 힘을 빼면 조금 더 좋은 플레이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얘기했다.

김 감독대행은 “코치로 벤치에 앉아 감독님께 1~2가지 얘기하는 것과 벤치 앞으로 나와 팀 전체를 지휘하는 것은 확실히 다르더라. 경기의 맥을 짚고, 끊고, 살려야 하는데 쉽지 않았다”라며 “데뷔전을 이겼지만 기쁘기보다 ‘이제 한 경기를 마쳤다’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선수들과 함께 더 준비하고,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