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치 만든 백정현, 올해도 삼성 토종 에이스로 뜬다

백정현.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왕조 시대가 막을 내린 2016시즌부터 늘 선발투수 고민에 시달렸다. 지난해 팀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은 8위(4.83)였다. 지난 4년간(2016~2019시즌)의 선발투수 평균자책점을 합산하면 5.59로 10개구단 중 가장 나빴다.

이는 외국인투수들이 자기 몫을 전혀 못한 탓이 크다. 그러나 토종 선발진도 이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양창섭과 원태인 등 젊은 투수들의 등장으로 희망을 키우긴 했지만, ‘에이스가 누구냐’는 질문에 대한 답은 실종된 상태였다. 외국인투수들에 대한 불확실성이 큰 탓에 확실한 토종 에이스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 그랬다. 이제는 확실한 선발투수로 우뚝선 백정현(33)의 존재가 소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도자들은 “선수가 3년간 꾸준함을 보여주면 그게 평균치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백정현은 지난 3년간 압도적이진 않았지만 꾸준한 성적을 냈다. 2017시즌 35경기 8승4패3홀드, 평균자책점 4.38을 기록하며 데뷔 첫 100이닝을 넘겼다(100.2이닝). 여기에 탄력을 받아 2018시즌 25경기 7승7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4.58(125.2이닝 64자책점), 지난해 완봉승 한 차례 포함 28경기 8승10패, 평균자책점 4.24(157이닝 74자책점)의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선발진의 한자리를 믿고 맡길 수 있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가치가 상승한 셈이다.

삼성 허삼영 감독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선발진을 언급하며 백정현의 이름을 빼놓지 않았다. 믿음은 틀리지 않았다. 백정현은 2월 24일 자체 평가전 2이닝 무실점, 2월 29일 LG 트윈스 연습경기 3이닝 1실점의 호투로 기대에 부응했다. 30대에 본격적으로 꽃피우기 시작한 대기만성형 투수에게 올해는 지난 3년간 만든 평균치를 증명할 시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