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 내려놓은 두산 함덕주 “아예 1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입력 2020-03-05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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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함덕주가 2월29일 일본 미야자키 사이토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함덕주가 2월29일 일본 미야자키 사이토구장에서 캐치볼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함덕주(25)는 두산 베어스의 계투진 구성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2018년은 함덕주의 야구인생에서 최고의 해였다. 정규시즌 62경기에서 6승3패27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2.96의 성적을 거두며 KBO리그 대표 마무리투수 중 한 명으로 자리매김했다. 그해 2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10개 구단 마무리투수 4명 가운데 유일하게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야구대표팀에 승선해 금메달 획득에도 힘을 보탰다. 한국시리즈(KS) 우승을 놓친 것만 제외하면, 흠 잡을데 없는 시즌이었다.

2019시즌에도 61경기에서 2승5패16세이브7홀드, 평균자책점 3.46을 기록하며 자기 몫을 했다. 그러나 2018시즌과 견줘 평가는 180도 달라졌다. 시즌 중반 급격히 흔들리며 이형범에게 마무리투수 자리를 넘겨준 게 결정타였다. 올 시즌에도 일단 마무리투수가 아닌 불펜의 한 축으로 출발한다. 기복이 있다는 이미지를 완전히 떨치지 못한 탓이다. 그러나 함덕주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오히려 “아예 1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접전 상황에 등판하며 단련한 멘탈(정신력) 하나는 역시 남달랐다.

두산 함덕주가 호주 질롱 1차 캠프에서 훈련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두산 함덕주가 호주 질롱 1차 캠프에서 훈련 중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마무리? 개의치 않는다”

함덕주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2020시즌을 준비한다. 최근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만난 그는 마무리투수 보직에 대해 “자극받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덧붙여 “어려운 상황에서 던져왔기에 한결 편안할 때 던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지난해에는 마무리 자리에서 내려왔다는 생각에 기죽어 있기도 했지만, 지금은 아예 1에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2020시즌을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그렇다”고 밝혔다.

2019시즌의 성적이 저평가되는 이유도 2018시즌의 퍼포먼스가 워낙 화려했기 때문이다. 스스로도 2018시즌 성적에 사로잡혀 있었단다. 함덕주는 “2019년에는 잘해야 한다는 욕심이 강했다”며 “2018시즌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했기에 못 했다는 이미지가 강한 것 같다. 하지만 나는 늘 1군 투수가 되는 게 목표였기에 1년 풀타임을 채우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사진제공 | 두산 베어스


●“1년, 1년 뛰는 것에 만족”

2020시즌에는 특별한 목표를 설정하지 않았다. 2019시즌을 앞두고는 “2018시즌 기록한 27세이브에서 하나라도 더 한다”는 확실한 목표를 설정했다. 그러나 올해는 무조건 편안한 마음으로 시즌을 치르겠다는 각오뿐이다. 그래서일까. 채지선(25) 등 동료 투수들의 호투에 자기 일처럼 좋아하며 ‘원 팀’을 외치고 있고, 캠프 첫 실전무대였던 2일 자체 청백전에서도 1이닝 2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함덕주는 “솔직히 지난해에는 수치에 대한 생각을 너무 많이 했다”고 돌아보며 “그래서 기대치만큼 못하면 정말 못했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그저 매년 뛰는 것에 만족한다. 두산은 워낙 강팀이라 조금만 못 해도 내려갈 수 있으니 편안하게 던지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잘될 것으로 믿는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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