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행 이청용 “서울과 입장차…더 좋은 기회가 왔다”

입력 2020-03-05 17: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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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김광국 단장, 마스코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김광국 단장, 마스코트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울산 현대 유니폼을 입고 K리그로 돌아온 이청용(32)이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는 FC서울 소속이었던 2009년 볼턴 원더러스로 이적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고, 이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독일 분데스리가2(2부 리그) 등에서 활약하다 11년 만에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이청용은 “국내 팬들 앞에서 매주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11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간절하다. K리그에서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울산과 함께 해내면 더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을 향한 여전한 애정을 드러낸 이청용은 “(이적은)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입장 차이는 있었지만 서로를 존중했다”고 서울행 불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서울과의 위약금 문제에 대해 “추후에 얘기해볼 생각”이라며 말을 아꼈다.

- 울산 입단 소감은.

“11년 만에 K리그에서 뛸 기회가 왔다. 국내 팬들 앞에서 매주 경기를 할 수 있게 돼 기쁘다. 기회를 준 울산에 감사한 마음이다. 이적으로 약 한 달 정도 제대로 훈련하지 못했다. 항상 간절함을 갖고 뛴다. 11년 전보다 지금이 더 간절하다. K리그에서 못 이룬 우승의 꿈을 울산과 함께 해내면 더 좋을 것 같다. 컨디션을 회복해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도록 준비하겠다. 모든 구성원들이 너무 반갑게 맞이해줘 몸 둘 바를 모르겠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입단 소감을 밝히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울산행을 결심한 이유는.

“서울은 내가 가장 애정하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서 마음이 변하는 건 아니다.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고, 축구선수로 최고의 경험할 수 있는 나를 만들어준 곳이다. 감사하다. 울산에서 좋은 기회를 만들어줬다. 울산 선택한 이유 중 하나는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경기를 못 뛸 때부터 관심을 가져줬다. 당시는 유럽에서 더 뛰려고 정중히 거절했다. 그런 고마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 왜 서울을 선택하지 않았는지.

“서울은 내가 사랑하는 팀이다.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국내로 복귀한다면 서울로 가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내가 어떤 팀에 가고 싶다고 해서 꼭 갈 수 있는 건 아니다. 모든 게 맞아떨어져야 한다. 입장 차이는 있었지만 서로를 존중했다. 그래서 더 좋은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뛸 울산에 집중하려 한다. 서울 팬들이 생각할 때 그게 더 좋은 그림이 아닐까 싶다.”

- 위약금 문제가 있는 것으로 아는데.

“이 자리에서 모든 걸 말할 수 없다. 추후 서울과 얘기를 하겠다.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 울산 이적을 결정했다. 그런 마음을 한국 최고의 구단 중 하나인 FC서울도 이해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 겨울이적시장에서 이적한 이유와 유럽 무대에 아쉬움은 없는지.

“고민을 많이 했다. 한 달 반 전 때부터 생각했다. 현실적으로 나를 판단했다. 앞으로 내가 무엇을 하면 더 좋을까 등 미래를 고민했다. 국내로 돌아가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올 여름보다는 이번 겨울이 더 좋다고 생각해 보훔 구단에 얘기했다. 과거의 영광보다 현재의 나를 더 생각했다. 유럽 축구의 미련은 없다.”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유니폼을 받은 뒤 김광국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이청용의 울산 현대 입단 기자회견이 열렸다. 울산에 입단한 이청용이 유니폼을 받은 뒤 김광국 단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 유럽무대에 미련이 없다고 느낀 이유는.

“내가 가진 능력에서 최대한을 경험했다. 더 나이가 들어서 선수생활을 얼마 남지 않고 국내 팬들 앞에 서는 것보다 최고의 레벨에 있을 때 한국으로 오는 게 더 좋다고 봤다. 월드컵과 볼턴에서 뛸 당시의 내 모습을 기대하는 팬들이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유럽에서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처음 볼턴으로 가서 느꼈던 기분들이 생생하다. 첫 시즌이 기억에 남는다. 볼턴에서 워낙 좋은 기억이 많고, 선수들과도 잘 지냈다. 아직도 연락한다. 나에게 특별한 팀이다.”

- 기성용과 나눈 대화는 있나. 함께 K리그로 돌아오지 못하게 됐는데.

“축하한다고 말해줬다. (기)성용이도 국내 복귀를 알아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아 많은 팬들이 아쉬웠던 걸로 안다. 선수 본인이 상처가 더 컸을 것이다. 언젠가 K리그에서 함께 뛸 기회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 그 때는 주변에서 많이 도와줬으면 좋겠다. 그런 선수가 K리그에서 뛴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다.”


- 등번호를 72번으로 정했는데.

“시즌 개막을 얼만 남기지 않고 팀에 왔다. 이미 팀 내에 많은 부분이 정해져있었다. 선수생활하며 가장 무거운 번호다. 새로운 마음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그 번호에 의미가 생길 것 같다.”

- 축구국가대표팀에 대한 생각은.

“대표팀은 욕심을 낸다고 해서 뛸 수 있는 자리 아니다. 굉장히 특별한 자리다. 그 동안 대표팀에서는 주어진 매 경기에 최선을 다했다. 앞으로 기회가 올지 모르겠지만 불러주시면 월드컵 본선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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