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준비하는 10개 구단의 4번타자 사정, 어떻습니까

입력 2020-03-06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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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재환-SK 로맥-키움 박병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두산 김재환-SK 로맥-키움 박병호(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4번타자는 팀 공격의 핵심이다. 지난해부터 KBO가 리그 단일 경기사용구의 반발계수를 하향조정하면서(현재 0.4034~0.4234) 홈런이 급감하는 결과를 낳았지만, 여전히 4번타자의 성적은 팀 공격의 성패를 가늠하는 중요한 열쇠다.

혹자는 4번타자로서 가장 중요한 덕목을 홈런으로 꼽는다. 그러나 기회가 왔을 때 타점을 올리는 해결사 본능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실제로 2019시즌에도 4번타순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만들어낸 키움 히어로즈(125타점), 삼성 라이온즈(114타점), SK 와이번스(103타점), 두산 베어스(99타점), 롯데 자이언츠(98타점) 가운데 3개 팀이 정규시즌 가장 높은 순위 세자리를 꿰찼다. 한마디로 찬스에 강하다는 이미지는 4번타자에게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다.

● 두산·SK·키움, 지난해 느낌 그대로?

두산의 4번타자는 김재환(32)이다. 3년 연속(2016~2018시즌) 30홈런 이상을 기록한 기세가 지난해 한풀 꺾이며 고전했지만, 김태형 감독의 믿음은 굳건하다. 본인도 어느 때보다 많은 땀을 흘리며 각오를 다지고 있다. 지난해에도 득점권타율은 0.300을 찍으며 해결사 본능을 뽐냈다.

SK는 4년 연속 함께하는 외국인타자 제이미 로맥(35)에게 4번을 맡길 전망이다. 지난 3년간(2017~2019시즌) 103홈런을 때려낸 가공할 파워는 로맥이 가진 최고의 매력이다.

지난해 홈런왕을 차지한 키움 박병호(34)는 자타공인 4번타자다. 올해도 그 자리는 흔들림이 없다. 메이저리그(MLB)에서 유턴 후 2년간 77홈런을 쳐낸 괴력을 의심하는 이는 없다.

LG 라모스(왼쪽)-NC 알테어. 사진제공|LG 트윈스·스포츠동아DB

LG 라모스(왼쪽)-NC 알테어. 사진제공|LG 트윈스·스포츠동아DB


● LG·NC, 새 외국인에게 걸었다

늘 외국인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LG 트윈스는 올해도 새 얼굴에게 4번을 맡길 전망이다. 연습경기부터 꾸준히 4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로베르토 라모스(26)가 4일 삼성전에서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기대감을 키웠다. MLB 경력은 없지만, 지난해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30홈런을 터트리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NC도 애런 알테어(29)가 4번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에는 크리스티안 베탄코트의 처참한 실패로 양의지가 주로 4번을 쳤다. 알테어는 필라델피아 필리스 소속이던 2017년에는 MLB 107게임에 나서 19홈런을 때려냈을 정도로 장타력을 갖췄다.

KT 유한준(왼쪽)-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KT 유한준(왼쪽)-롯데 이대호. 스포츠동아DB


● 유한준 믿는 KT와 이대호 버티는 롯데

KT 위즈는 베테랑 유한준(39)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2019시즌에도 4번타순에서 타율 0.328(293타수96안타), 12홈런, 54타점을 기록하며 타선의 중심을 책임졌다. 펀치력이 뛰어난 데다 상황에 따른 팀배팅에도 능해 해결사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대호(38)라는 부동의 4번타자가 버티고 있다. 지난해에는 타율 0.285, 16홈런, 88타점으로 명성에 걸맞지 않은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대한민국 대표 4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대로 이대호가 4번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야 롯데의 강타선도 위력을 더할 수 있다. 본인도 체중을 대폭 감량하는 등 명예회복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IA 최형우-삼성 김동엽-한화 김태균(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IA 최형우-삼성 김동엽-한화 김태균(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 유동적인 KIA·삼성·한화

KIA 타이거즈는 지난 3년간 4번타자 걱정이 없었다. 최형우(37)가 버틴 덕분이다. KIA 이적 첫해인 2017년부터 3년간 1793타석 가운데 1529타석을 4번타순에 소화했을 정도로 상징성도 크다. 그러나 2020시즌을 앞두고 변화를 선언했다. 최형우를 3번에 배치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미국 플로리다 캠프 기간 치르는 연습경기 내내 나지완이 4번타자로 나서고 있다. 2016~2018시즌 3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기록한 장타력을 회복하는 게 관건이다. 이 플랜이 어긋날 경우 최형우가 4번으로 복귀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다린 러프가 떠난 삼성은 장타력을 갖춘 김동엽(30)과 외국인타자 타일러 살라디노(31)의 4번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살라디노는 연결형 4번타자로 찬스를 이어주는 역할도 가능하다.

한화도 수년간 부동의 4번타자로 군림하던 김태균(38)이 버티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장타력이 뛰어난 이성열(36)의 4번 배치도 가능하다. 펀치력과 콘택트 능력이 뛰어난 김태균과 가공할 파워를 자랑하는 이성열이 시너지를 내면 더 강한 중심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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