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할 때 됐다” 나성범의 다짐, NC는 자신감을 두려워 않는다

입력 2020-03-09 16: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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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에서 워밍업 중인 NC 선수단.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주위에서 우승 적기라고 한다. 이제 우승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스프링캠프를 마친 나성범(31·NC 다이노스)이 8일 귀국하며 한 말이다. 아홉 번째 구단 NC는 단숨에 막내 이미지를 뗐다. 이제는 지속 가능한 강팀을 넘어 왕좌를 바라보고 있다. NC 선수단은 자신감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성범은 지난해 5월 3일 창원 KIA 타이거즈전에서 무릎 십자인대 파열 부상을 당하며 시즌을 조기 마감했다. NC의 간판이자 정신적 지주인 나성범이 빠지며 전력의 큰 공백을 우려했지만 NC 선수단은 끝내 5위로 가을야구의 맛을 봤다.

나성범만이 아니었다. 박민우, 박석민, 모창민, 양의지, 이재학, 구창모 등 주축 대부분이 크고 작은 부상으로 한 번씩 이탈했다. 이를 ‘잇몸’으로 버텼다. 김태진, 박진우, 이상호, 이원재, 김형준 등 젊은 선수들은 지난해 많은 경험을 쌓았다. 이동욱 감독도 가을야구 비결로 잇몸의 공로를 꼽는다.

스프링캠프가 한창일 때 만났던 나성범도 후배들의 성장에 기대를 걸었다. 나성범은 “올해로 여덟 시즌 째다. 우리 팀을 향한 시선은 항상 달라졌다. 올해는 유독 ‘우승 후보’, ‘우승 적기’라고 얘기하는데 차이를 잘 모르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인터뷰를 지켜보던 박진우는 “형이 돌아오지 않았나”라고 너스레 섞인 화답을 했다. 나성범은 머쓱한 듯 손사래를 쳤지만 실제로 NC 선수단은 나성범의 복귀 효과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성범은 “그러한 평가가 나 때문은 결코 아닐 것이다. 지난해 후배들이 알을 깨고 나온 느낌이다. 보여준 게 있기 때문에 기대치가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의 스프링캠프에서 공을 던져주고 있는 이동욱 NC 감독. 사진제공 | NC 다이노스

자신감을 갖는 건 나성범뿐 아니다. 양의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후배들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양의지는 두산 베어스 시절이던 2012년 롯데 자이언츠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끝내기 송구 실책을 범했다. 시리즈 전체에 마침표를 스스로 찍는 아픔을 겪은 셈이다. 양의지는 “쓴맛을 보고 달라졌다”고 회상했다. 이어 “지난해 한 경기라도 좋으니 가을야구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것도 같은 이유다. 후배들 가슴에 상처와 승부욕이 남았으니 올해는 더 큰 무대를 꿈꿀 것 같다,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한 경기 만에 떨어지는 5위는 죽어도 안 하려고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경험은 자신감의 증거다.

사실 선수에게 목표를 물었을 때 ‘우승’이라는 답이 돌아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이른바 ‘설레발’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언급은 피하고, 대개 ‘좋은 성적’으로 대신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NC 선수단은 적극적으로 우승을 언급하고 있다. 나성범의 복귀, 지난해 쌓은 경험, 새 외국인 선수를 향한 기대 등 이유야 제각각이다. 하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자산이다. ‘지속 가능한 강팀’ NC는 이제 그 이상을 노리고 있다. NC 선수단은 ‘우승 적기’라는 외부의 평가를 현실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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