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남지민 용기 북돋운 베테랑 최진행의 따뜻한 한마디

입력 2020-03-11 14: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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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가 미국 전지훈련을 마치고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화 최진행이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새 시즌 한화 이글스의 전력에는 플러스 요인이 적지 않다. 지난해 11월 2차 드래프트와 트레이드 등을 통해 투수진(장시환 이현호)과 외야진(정진호 김문호)을 쏠쏠하게 보강했고, 지난해 전열을 이탈했던 리드오프 중견수 이용규와 주전 유격수 하주석의 복귀는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신인 전력이다.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지명자인 남지민, 2라운드 지명자인 한승주에 대한 기대가 크다.

될성부른 떡잎이라고 판단한 한용덕 감독은 이들을 1차 지명자인 신지후와 함께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로 동행시켰다. 나란히 올해 고교를 졸업한 19세 우완 신인투수들이다. 이 가운데 신지후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2월 중순 중도 귀국했지만, 남지민과 한승주는 건강하게 완주했다.

부산정보고 출신 남지민과 부산고 출신 한승주는 연습경기를 통해서도 두각을 드러냈다. 똑같이 직구 최고 구속 145㎞를 찍고, 신인답지 않게 안정된 제구력을 과시했다. 경험을 덧붙이면 1군 전력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란 희망을 낳았다. 당장 선발진 합류는 어렵더라도 1군에서 궂은일(불펜)부터 착실히 배우면 한화 마운드의 미래를 밝혀줄 재목으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들의 미래를 그 누구도 섣불리 예단할 순 없다. 해마다 100명 가까운 신인들이 쏟아지지만 프로의 벽을 온전히 허무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숙성까지 4~5년의 시간이 훌쩍 걸리기도 한다. 모두가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강백호(KT 위즈)처럼 단기간에 완성되진 않는다. ‘성장통’이 필수다.

설레는 마음으로 애리조나 캠프에 합류했던 남지민도 주변의 칭찬과는 별개로 한때 투구 밸런스 저하라는 고민에 빠졌다. 10일 팀과 함께 귀국한 그는 “사실 이런 단기간에 많은 공을 던져본 적이 없었다”며 캠프에서 겪은 어려움과 극복과정을 짧게 털어놓았다.

남지민은 “캠프 중반 한동안 밸런스가 안 좋아 고민하던 때가 있었다. 그런데 최진행 선배가 지나가면서 ‘잘하고 있다. 신인이 이 정도면 대단하다’고 격려해주셔서 빨리 감을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열여섯 살이나 많은 대선배의 따뜻한 한마디가 열아홉 살 신인에게는 꽤나 소중하고 묵직했던 듯 40일 가까운 캠프 기간 중 가장 오랜 울림을 준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누구나 겪게 마련인 시행착오다. 기왕이면 먼저 느끼고, 먼저 깨닫는 이가 성공에 한 발짝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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