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이 대만 전지훈련을 마치고 전세기편으로 1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키움 이정후가 입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인천국제공항 |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프로 데뷔 4년 차를 맞이한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는 일희일비하지 않았다.
이정후는 정규시즌을 앞두고 치러진 대만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프로 데뷔 후 두 번째 전지훈련 완주를 해냈다. 신인 시절 1군 캠프에 합류했던 그는 이후 2년 차와 3년 차 때는 부상으로 전지훈련을 정상적으로 소화하지 못했다. 그에 대한 아쉬움이 늘 있었기에 이번 캠프에 임하는 각오가 남달랐다.
1차 캠프부터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힘썼던 그는 대만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가진 2차 캠프부터 그야말로 날았다. 타율 0.375를 기록하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 실전 감각을 찾는 데도 큰 어려움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정후는 귀국 후 스프링캠프를 마친 소감을 밝히며 “결과보다는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겠다”는 말을 꺼냈다. 정규시즌 개막은 아직도 멀었고, 현재까지는 준비 단계라는 점을 강조했다.
연습경기 고타율을 유지한 것 역시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이번 연습경기에서는 대만 공인구를 썼다. 지금의 성적을 착각하면 안 된다. 배트 중심에 공을 맞추기 위해서만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타격왕, 최다안타왕 도전에서 쓴잔을 마셨던 그는 올해 두 타이틀을 모두 노린다. 이를 위해 ‘강한 타구’를 통해 안타 생산력을 높인다는 게 그의 스프링캠프 목표였다. 이정후는 그 어느 때보다 이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4년 차의 이정후는 KBO리그 전체로 보면 아직도 신진급에 속한다. 하지만 야구를 대하는 신중함과 진중함은 여느 베테랑 선수 못 지 않다. 자신의 지난 성적, 그리고 당장의 결과물에 연연하지 않고 보다 뒤에 있는 큰 그림을 보려 한다.
이전보다 단단한 ‘과정’으로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이정후는 과연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까. 타격 천재의 네 번째 정규시즌이 더욱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