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일본 미야자키 사이토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가 일본 미야자키 사이토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미야자키(일본) | 강산 기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1)는 장기간 외국인타자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던 두산 베어스의 고민을 해결했다는 점 하나만으로 상징성이 큰 선수다.

단순히 외국인타자의 역할을 해낸 것을 넘어 KBO리그 최다안타 타이틀(197안타)과 타율 2위(0.344)를 차지했다. 명실상부 2019 시즌 최고의 외국인타자였다. 지난해 보장 연봉은 계약 총액(70만 달러)의 절반인 35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전반기만 치르고 옵션을 모두 채웠다. 그만큼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20 시즌에도 변화는 없다. 계약 총액(90만 달러)의 절반인 45만 달러가 옵션이다. 페르난데스가 이 조건을 받아들인 이유도 그만큼 자신감이 있어서다. 그는 “야구장에서 노력을 통해 증명하는 방법뿐”이라며 “옵션을 채우는 것은 자신 있다. 최선을 다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의연하게 말했다.

2019 시즌 내내 꾸준했지만, 7월 17경기에선 타율 0.266에 그쳤다. 상대 배터리의 집중적인 몸쪽 공략에 잠시 고전한 탓이다. 그러나 꾸준한 영상분석을 통해 이 약점도 극복해냈다. 올 시즌에는 페르난데스의 약점을 공략하려는 시도가 더 증가할 것이다. 이에 그는 “좋은 공이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원하는 공이 홈플레이트에 들어왔을 때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부담감은 없지만 책임감은 있다. 2019시즌을 통해 내가 어떤 선수인지를 증명했기에 올해도 똑같이 하면 된다”고 밝혔다.

두산 김태형 감독의 믿음도 굳건하다. 페르난데스가 2번~6번타순 가운데 어디에 배치되든 자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 페르난데스는 “건강하게 시즌을 준비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매일 100%로 내 역할을 하다 보면 안타는 물론 홈런도 증가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