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의 훈련이 진행됐다. 두산 정상호가 마스크를 쓰고 공을 잡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경험이 많은 만큼 실패도 많이 해봤다는 거죠.”
두산 베어스 정상호(38)는 올해로 KBO리그 20년차의 베테랑이다. 그야말로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2019 시즌이 끝나고 LG 트윈스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되면서 선수생활의 기로에 섰지만, 두산이 손을 내밀며 극적으로 20번째 시즌을 보낼 수 있게 됐다. 베테랑 포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포수 출신 김태형 감독이 구단측에 직접 영입을 요청한 결과다.
아직 정규시즌을 시작하진 않았지만, 두산은 이미 정상호 영입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모양새다. 호주 질롱~일본 미야자키 1~2차 스프링캠프 기간 내내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했다.특히 미야자키 2차 캠프에선 연습경기 내내 맹타를 휘두르며 기대를 키웠다. 스스로도 “(정규시즌을) 시작하고 쳐야 하는데 너무 빠르다”고 할 정도다.
김민규와 박종기 등 젊은 투수들과 적극적으로 대화하며 자신감을 심어주는 역할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베테랑 포수’에게 주어진 역할을 문제없이 해내고 있다는 의미다. 김 감독도 “포수의 경험은 대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정상호는 좋은 점이 많은 포수다. 젊은 투수들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정상호에게 ‘경험 많은 포수가 지닌 강점이 무엇일까’를 물었다. 그는 17일 “경험이 많은 만큼 실패도 많이 해봤다는 점이다. 다양한 상황에 따라 더 나은 방법을 찾는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고 힘줘 말했다. 덧붙여 “두산에서 첫 시즌을 보내는 만큼 투수들의 데이터를 꾸준히 체크하며 공부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다가가 대화를 나눠야 한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