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투수들이 16일 수원KT위즈파크 불펜에서 타자 자리에 마네킹(왼쪽)을 세워놓고 공을 던지고 있다. 투수들이 타자 몸쪽 공을 적극적으로 던질 수 있게 하기 위한 ‘클로저’ 이대은의 아이디어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0/03/17/100207274.2.jpg)
KT 투수들이 16일 수원KT위즈파크 불펜에서 타자 자리에 마네킹(왼쪽)을 세워놓고 공을 던지고 있다. 투수들이 타자 몸쪽 공을 적극적으로 던질 수 있게 하기 위한 ‘클로저’ 이대은의 아이디어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T 위즈의 팀 훈련이 한창인 수원KT위즈파크. 투수들이 몸을 푸는 1루측 불펜에 낯선 ‘얼굴’이 등장했다. 유달리 창백한 얼굴에 호리호리한 몸매로 투수들의 훈련을 돕고 있다. 그 정체는 마네킹이다. ‘클로저’ 이대은(31)의 아이디어로 등장한 마네킹은 KT 투수진의 몸쪽 승부 자신감을 키우는 중이다.
이대은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당시 박승민 투수코치에게 대뜸 마네킹 주문제작을 부탁했다. 몸쪽 승부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연습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실제로 투수들은 스프링캠프 때면 타자들을 타석에 세워두고 라이브피칭을 실시한다. 하지만 투수가 원할 때마다 훈련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에 행여 팀 동료가 몸에 맞아 부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볼을 뿌리기 쉽지 않다. 훈련 때조차 자신 있게 던지지 못한다면 실전에서 몸쪽 승부를 원활히 하기 어렵다.
박 코치는 즉시 운영팀에 문의했고, 최근 제작이 완료됐다. 운영팀 김도형 과장은 “공에 맞아 깨질 위험이 있기에 부드러운 재질로 준비했다”며 “좌·우타석을 쉽게 오가야 하기 때문에 움직일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줄 업체를 찾는 게 쉽지 않았다. 하지만 선수의 요청이니 최대한 좋은 모델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선수들은 이정현의 유니폼을 마네킹에 입히며 제법 그럴싸한 모습으로 만들었다. 집중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