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산업 ‘올스톱’…세수 1000억 증발

입력 2020-03-20 05:45: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로나19 여파로 텅빈 주말 서울경마공원.

기수·직원·말 생산농가 등 직격탄
경마공원 인근 편의시설 매출 감소
세수 10% 감소 추정…지자체 비상
마사회, 정상화까지 비상경영체제

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과천경마공원을 비롯한 전체 사업장의 임시 운영중단을 4월 9일까지 연장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금 우리나라 말산업은 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해 2월 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말산업의 규모는 3조4125억 원이고 약 2만5000 명의 일자리를 창출한다. 경마산업은 말산업 전체의 90%에 육박할 정도로 발전의 허브 기능을 맡아왔다.

장기간 경주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한국마사회는 경영위기 대응방안을 수립하는 한편, 말산업 피해 최소화를 위해 협력업체·임대업자·관련 종사자를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 장기 경마 중단으로 관계자 소득원 막혀

과천, 부산경남, 제주 경마공원과 30 개 지사의 운영은 현재 한 달 이상 중단되고 있다. 경마상금이 주수입인 기수, 조교사, 관리사 등 경마 관계자들은 1110여명이다. 경주를 정상 시행 시 한 달 평균 200억 원 가량의 상금이 발생하는데, 경주 중단으로 생계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경비·환경미화 근로자 등 5000여 명 또한 휴업 상태에서 휴업수당을 받고 있거나 교대근무를 하고 있다.

말 생산농가는 경주 중단으로 3월 초 예정했던 경매가 무기한 연기되면서 자금경색 위기에 처해 있다. 한국마사회의 경매 낙찰 경주마 우대정책에 대한 기대로 이번 경매에는 작년 133두보다 늘어난 168두가 나설 예정이었다. 상장마의 약 50%가 낙찰되고, 평균 낙찰가를 4000 만 원 수준으로 가정할 때, 생산농가 전체가 35억 원 정도의 매출을 잃게 됐다.


● 인근 상권 시름…세수확보도 비상

세 곳의 경마공원에는 26개의 식당이 주말마다 고객을 받고 있는데 휴장으로 인해 약 8억6000만 원의 매출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식당뿐이 아니다. 과천, 부경, 제주 경마공원과 30개 지사에는 71개의 편의점이 입점해 있다. 이들 편의점의 월 평균매출은 약 14억 원이다. 경마공원 내 식당과 편의점은 소상공인과 사회적 약자가 주로 운영하고 있어 심각한 생계피해가 우려된다. 과천 경마공원 인근 식당들은 금·토·일에 손님이 80% 정도 줄어 시름에 잠겨 있다. 민간 승마장들도 승마강습 프로그램이 중단되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경마를 비롯한 말산업의 위축은 세수확보에도 영향을 미친다. 경마매출액 중 73%는 구매자에게 환급되고, 16%가 레저세, 지방교육세, 농어촌특별세로 납부된다. 2019년 마사회의 매출액은 7조35 72억 원으로 이중 레저세 7357억 원, 지방교육세 2943억 원, 농어촌특별세가 14 71억 원을 납부했다. 이번 경주 중단으로 세수가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 달 휴장으로 1000억 원 이상의 세수가 증발하고, 지방세 감소로 인한 지자체 재정에도 악영향이 우려된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