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금토드라마 '하이에나'는 김혜수(정금자 역)와 주지훈(윤희재 역)의 강렬한 캐릭터 대비가 살아있는 드라마다. 거리의 잡초처럼 독하게 살아온 정금자와 온실 속 화초로 곱게 자란 윤희재. 서로의 세상에 발을 들여놓는 두 사람의 이야기가 무르익으며 극의 재미는 더욱 배가되고 있다.
정금자와 윤희재, 두 캐릭터의 대비를 표현하기 위해 제작진은 오프닝, 세트장, 소품에서부터 심혈을 기울였다. ‘하이에나’ 속 캐릭터 세계관을 보여준 디테일 장치들을 살펴봤다.
● 트레이닝복과 슈트로 시작되는 오프닝
정금자와 윤희재의 살아온 환경을 보여주는 오프닝은 드라마 시작 전부터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든다. 오프닝은 트레이닝복이 툭 던져진 정금자의 공간과, 슈트를 각 잡아 거는 윤희재의 공간이 교차되며 시작된다. 운동화 끈을 질끈 매고 발로 뛰는 정금자와, 외제차를 타고 만년필로 서류를 작성하는 윤희재의 업무 모습은 각각의 소품들로 대비돼 표현된다. 정금자의 얼굴이 그려진 화폐와 윤희재의 이름이 적힌 우수변호사상은 그들의 목표가 서로 다름을 보여줘 재미를 더한다.
● 최고 로펌 ‘송&김’과 길바닥 ‘충 법률사무소’ 세트장
세트장에서도 제작진이 고심한 흔적을 엿볼 수 있다. 화려하고 고급스럽게 장식된 송&김은 그동안 송&김이 나라를 들썩이게 한 사건들을 맡아온 최고의 로펌임을 보여준다. 신승준 미술 감독은 세트장에 대해 “유럽 귀족들의 서재처럼 클래식하게 표현해, 송&김의 전통과 역사를 보여주려 했다”고 말하며, “또한 사무실의 공간을 유리창으로 구분하였는데, 정금자와 윤희재가 사무실을 마주보며 경쟁을 하고, 또 때로는 유리에 비춰진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의도한 것”이라 전했다.
잡초 같은 정금자의 캐릭터가 묻어난 ‘충 법률사무소’는 고층 빌딩 사이에 위치한 낡은 건물로 표현되어 있다. 신승준 미술 감독은 “정금자의 취향을 반영한 ‘생활형 빈티지’ 소품들로 공간을 채웠다. 촌스럽게 보일 수 있지만, 이것들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어려운 시기를 보낸 정금자에게는 버릴 수 없는 애정이 담긴 물건들이다. 그래서 소품들이 일관성 있기보다는 들쑥날쑥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정금자의 ‘충’을 첫 방문했을 때 윤희재는 “빈티지 콘셉트야? 그냥 빈티인데”라며 빈정거렸지만, 이제 그는 정금자의 세계가 무척이나 궁금해졌다. 반면 정금자는 “당신이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지금처럼 살아”라고 말하며 그를 밀어내고 있는 상황.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산 이들의 관계는 어떻게 변화하게 될까. 오프닝, 세트장, 소품 등 숨은 1mm에서 찾은 캐릭터 설정들이 드라마의 완성도를 높이며, 앞으로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나갈지, 향후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 SBS ‘하이에나’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