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정해영.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2020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우완투수 정해영(19)은 장래가 촉망받는 유망주다.
신장 189㎝·98㎏의 건장한 체격에서 내리꽂는 직구는 광주제일고 시절부터 이미 정평이 나 있었다. 2학년이던 2018년에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며 황금사자기 우수투수상까지 거머쥐었다. 1년 뒤인 신인드래프트에서 그의 KIA 1차 지명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준비된 자원이라는 평가를 받기에 팀에서 거는 기대도 남달랐다. 그는 신인에게 대단한 기회라 할 수 있는 스프링캠프에 ‘루키’로 당당하게 참여했다.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마이어스에서 주전 선수들과 45일간 동행하며 특급 지도를 받았다.
정해영의 성장에 유독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타이거즈의 정통 우완 계보를 이을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과거 선동열부터 최근 선수생활을 마무리한 한기주, 윤석민, 김진우까지, 호랑이 군단에는 유독 ‘임팩트’가 강한 정통 우완 투수들이 많았다. 1차 지명의 주인공인 정해영 역시 가지고 있는 잠재력만으로는 앞선 선배들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관건은 역시 ‘어떻게 성장할 것인가’다. 아무리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있어도 좋은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곳이 바로 프로무대다. 이를 위해서는 신인시절부터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야 하는데, 정해영에게는 ‘스승 운’까지 따르고 있다.
특급 투수 조련사인 서재응 1군 투수코치가 정해영의 성장을 지켜보고 있다. 서 코치는 현역 시절 ‘컨트롤 아티스트’라 불릴 만큼 제구력에서 독보적인 기술을 선보였다. 이미 140㎞ 초중반의 빠른 볼을 던지는 정해영이 서 코치의 제구력까지 담아낸다면, 이후 선보일 성장세는 그야말로 가파르다 볼 수 있다.
정해영은 20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팀 자체 홍백전에서 2이닝 무실점 3삼진을 기록했다. 조금씩 자신의 두각을 드러내며 1군 잔류의 꿈을 무럭무럭 키우고 있다.
그는 캠프를 마친 뒤 “공을 때리는 ‘임팩트’가 좋아졌다. 자연스레 공에 힘이 붙으면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체력 향상을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안정된 체력을 통해 몸 밸런스를 잡으려 노력했고, 기술적으로는 하체를 활용한 투구법을 익히기 위해 힘썼다”고 설명했다.
서 코치와 앤서니 루르 코치의 특급 지도도 잊지 않았다. 정해영은 “투구 시 상체가 쏠린다는 지적을 받았다. 키킹을 끝까지 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있었는데, 이를 고치기 위해 하체를 활용한 투구에 더욱 집중했다”고 전했다.
타고난 재능, 우수한 지도력의 결합체라 볼 수 있는 정해영은 KBO리그에 걸출한 우완투수로 성장할 수 있을까. 아기호랑이에서 성체까지 가는 그의 과정이 유독 주목받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