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 물러선 아베 총리·“연기 가능성” 언급한 바흐 위원장, 각국 반응은 ‘환영’

입력 2020-03-23 15: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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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2020 도쿄올림픽 연기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상 개최 의지를 꺾지 않던 일본 정부도 한발 물러섰다.

23일 NHK와 닛케이신문 등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이날 오전 참의원 예산위원회에 참석해 “만일 완전한 형태로 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진행하는 것이 곤란한 상황이라면 운동선수를 최우선으로 생각해 연기 판단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덧붙여 “향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도 협의를 진행하겠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및 G7 각국의 정상도 내 판단을 지지할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IOC가 판단하겠지만, 취소는 선택지가 아니라는 생각은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날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도 선수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우리는 모든 사람의 건강을 보호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에 기여하는 것을 우선 원칙으로 삼았다”며 “도쿄올림픽과 관련한 모든 의사 결정에서 이같은 원칙을 고수하겠다고 확실히 하고 싶다”고 밝혔다.

덧붙여 “오늘 모든 이해 관계자들과 함께 세계적인 보건 상황의 급격한 진행과 이것이 올림픽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세부 논의에 착수했다. 여기에는 올림픽 연기도 포함된다. 4주 안에 결론지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동안 정상 개최에 무게를 뒀던 바흐 위원장이 구체적인 시한(4주)을 언급하며 연기 가능성을 내비쳤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에 따라 애초 예정했던 7월 24일 올림픽 개최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여러 관련 단체들도 IOC의 이번 결정에 반색했다. 앞서 캐나다와 뉴질랜드, 호주는 올림픽의 연기를 강력하게 요구하며 “그렇지 않으면 선수를 보내지 않겠다”고 으름장을 놓은 바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는 “도쿄올림픽 연기를 위한 IOC의 논의를 환영한다. 우리는 다른 날짜에 IOC 및 모든 스포츠와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반겼다. 앤드류 파슨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위원장도 “연기를 포함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검토하겠다는 IOC의 결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며 “인간의 삶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이젤 허들스톤 영국 체육부장관은 “IOC가 도쿄올림픽 연기를 심각하게 검토한다는 것은 옳은 일“이라고 했고, 사라 허슬랜드 미국올림픽위원회 위원장도 ”선수 커뮤니티는 계속 도쿄올림픽에 대한 모호함을 겪고 있다“며 ”선수들을 위해서라도 최대한 빨리 IOC가 결단을 내려주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만약 4주 안에 극적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된다면 올림픽 정상 개최 가능성이 열리겠지만, 이미 이탈리아와 미국 등 세계적으로 확산한 만큼 그럴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 영국 BBC도 “수 개월 혹은 1년 정도 연기될 확률이 가장 크다”고 전망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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