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뜨거운 방망이’ 두산 박건우, 커리어하이 정조준

입력 2020-03-25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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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박건우(왼쪽)의 뜨거운 방망이가 심상치 않다. 잠실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체 청백전에서 물오른 타격감을 자랑하며 ‘커리어 하이’를 정조준하고 있다. 23일 자체 청백전에서 타격을 하고 있는 박건우.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 베어스 박건우(30)는 풀타임 첫해인 2016 시즌부터 알을 깨트리고 나왔다. 2009년 입단 후 음지에만 머물다 팀의 주축이던 김현수(현 LG 트윈스)가 메이저리그(MLB) 무대로 떠난 첫 시즌에 잠재력을 폭발하며 이제는 어엿한 국가대표 외야수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두산이 자랑하는 강력한 외야의 한 축임은 물론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범경기가 취소됐고, 정규시즌 개막도 4월 20일 이후로 미뤄졌지만 박건우는 조금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호주 질롱~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기간에 진행한 7차례 연습경기와 청백전은 물론 귀국 후 진행한 세 차례 청백전에서도 꾸준히 좋은 타격감을 선보이며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4년 연속(2016~2019 시즌) 3할 타율과 10홈런, 6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평균치를 만들었으니 이제는 커리어하이를 향해 전진할 태세다. 리드오프는 물론 3번타순까지 전방위 활약이 가능한 박건우가 중심을 잡으면, 타선에 무게감이 실리는 것은 당연지사다.

미야자키에서 일본프로야구(NPB) 팀들과 진행한 4차례 연습경기에서도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타격 성적은 11타수3안타(타율 0.273)로 평범했지만, 쉴 틈 없이 강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시속 155㎞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오릭스 버펄로스 외국인투수 타일러 히긴스는 인상적인 타자 한 명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주저 없이 박건우를 꼽았다. “내가 상대했을 때 결과는 2루수 땅볼이었지만, 타구의 질이 달랐다. 정말 좋은 타자라고 느꼈다”고 했다. 히긴스는 2020시즌 오릭스가 8회 필승 셋업맨 역할을 기대하는 핵심자원이다.

자신감도 커졌다. 2019 시즌을 앞둔 시점과 또 달라졌다. 그때는 2018 시즌 한국시리즈(KS)에서 24타수1안타(타율 0.042)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며 비난이 거셌던 탓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러나 2019 시즌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과정에서 그 고통을 모두 떨쳐냈다. 타격 슬럼프가 찾아와도 크게 개의치 않고 수비에서 먼저 힘을 보태고자 노력했다. 정신적으로도 한 단계 성장했다는 증거다. 최근 두 차례 평가전에서 6타수3안타(타율 0.500)의 맹타를 휘두르는 등 비시즌 각각 5차례 연습경기와 평가전에서 타율 0.324(34타수11안타), 1홈런, 3타점으로 좋은 감각을 그대로 이어가고 있다. 이를 지켜보는 두산 김태형 감독도 싱글벙글이다. 꾸준히 리드오프로 출전하며 자기 몫을 해내는 덕분에 타순을 짜는 것도 행복한 고민이 됐다. 정규시즌 개막이 연기된 다소 어지러운 상황에도 한 장의 잎사귀가 아닌 숲을 보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증거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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