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크리스 플렉센(왼쪽), 라울 알칸타라. 스포츠동아DB
지난 2년간(2018~2019 시즌) 35승을 따낸 조쉬 린드블럼(밀워키 브루어스), 27승을 기록한 세스 후랭코프(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떠났다. 이 기간에 둘이 합작한 승수(62승)는 팀 전체 승수(181승)의 34.3%에 달했다. 그만큼 존재감이 엄청났다.
그러나 이들과 재계약이 무산된 뒤에도 두산은 흔들리지 않았다. “구위가 뛰어난 투수”라는 확실한 전제를 깔고 새 얼굴을 물색했다. ‘뉴페이스’ 크리스 플렉센(26)과 라울 알칸타라(28)는 이 조건을 충족하고도 남는다. 호주 질롱~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속 150㎞의 강속구를 거침없이 던지며 구위를 입증했다.
실전 무대에서도 눈부신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플렉센은 귀국 후 청백전 포함 연습경기 4게임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80(10이닝 2자책점), 15삼진, 3볼넷, 이닝당 출루허용(WHIP) 0.90을 기록했다. 위력적인 포심패스트볼(포심)뿐만 아니라 슬라이더, 컷패스트볼(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로 상대 타자의 노림수를 뺏는 피칭도 돋보였다. 지금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풀타임 선발투수로서 루틴을 정립하기 위한 작업에 한창이다. 그는 “포수와 교감하며 타자를 분석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매 순간 집중하는 중”이라고 했다.
알칸타라도 3경기(7이닝)에서 실점 없이 5삼진, 2볼넷, WHIP 1.43을 기록했다. 포심 최고구속은 155㎞까지 찍었다. 지난해 KT 위즈에서 10승을 거두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올해는 KBO리그 최강으로 평가받는 두산 수비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업그레이드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크다. 알칸타라는 “두산의 좋은 수비와 넓은 홈구장의 이점을 인지하고 있다. 나도 더 자신 있게 잘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두산 크리스 플렉센(왼쪽), 라울 알칸타라가 나란히 러닝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적응력도 만점이다. 캠프 때부터 국내 선수들과도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팀에 녹아들었다. 투수조 조장 유희관의 도움도 컸다. 플렉센은 지난해 KBO리그를 경험한 알칸타라와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의 존재가 큰 힘이 된다. 플렉센은 “알칸타라에게 많은 조언을 구하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최고의 컨디션으로 팀이 우승하는 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밝혔다. 두산 김태형 감독도 “개막에 맞춰 잘 준비하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보일 것”이라고 믿음을 내비쳤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