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징스타 미리보기⑨] 키움 박주홍, 성장 명문가 바통 이을까

입력 2020-04-01 15: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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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주홍. 스포츠동아DB

“(박)주홍이는 한번 데려가서 볼 계획입니다.”

2020 대만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47)은 흥미로운 얘기를 전했다. 한 달 넘게 진행되는 장기간 1군 스프링캠프에 신인 박주홍(19)을 데리고 간다는 내용이었다.

리그 데뷔전을 치르지도 못한 ‘루키’가 즉시 전력들로만 구성된 1군 캠프에 동행한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감독은 당장 쓸 수 있는 선수들을 살펴보기에도 정신이 없다. 그런데도 1년 차 선수를 데려간다는 건 그 만큼 거는 기대가 크다는 뜻이었다.

188㎝, 92㎏의 건장한 체격을 자랑하는 박주홍은 손 감독의 기대대로 낙마 없이 스프링캠프 완주에 성공했다. 이후 국내에서 진행되는 연습경기와 훈련에서도 날이 갈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치열한 경쟁 대열에 후보군으로 합류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능력은 쉽게 설명된다. 키움은 현재 이정후와 임병욱을 제외하곤 다른 외야수들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베테랑 이택근, 2019 시즌 좋은 활약을 보인 김규민과 박정음, 여기에 최근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준태까지…. 모두가 박주홍보다 경험적인 측면에서 월등한 선배들이다.

좁은 틈조차 없어 보이는 이 대열에 박주홍은 당당하게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수준급의 공격력과 점점 성장세를 보이는 수비력으로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찍는 중이다. 1군과의 동행은 현재도 계속된다.

최근에는 멀티 포지션 소화 가능성도 선보였다. 박병호의 존재로 대체 불가라 표현되는 1루수 자리에도 명함을 내밀었다. 지난 3월 26일 청백전에는 1루수로 나서 2루타를 날리는 등 공수에서 만점 활약을 펼쳤다.

손 감독은 “박주홍은 캠프 때부터 외야와 1루를 병행했다. 어린 선수이기 때문에 지금부터 멀티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으면 미래가 훨씬 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주홍 역시 1루수 출전에 “쉽지 않지만 포지션을 늘리는 건 나 스스로에게도 좋다”고 설명했다.

키움은 과거 넥센 시절부터 어린 유망주를 짧은 시간 안에 1군 전력으로 만드는 데 장기를 발휘한 팀이다. 특히 야수 부문에서는 서건창, 김하성, 이정후 등 굵직한 자원들이 유독 많이 나왔다. 박주홍은 2017년 이정후 이후 키움이 3년 만에 선택한 1차 지명 야수다. 유독 공을 들이고 있는 ‘큠주홍’은 또 하나의 천재 신화를 만들 수 있을까. 히어로즈와 박주홍의 궁합이 유독 더 궁금한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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