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코로나19 대처, ‘예민함’이 반갑다

입력 2020-04-05 17: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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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가 4월 7일부터 인접 구단 간 연습경기를 계획한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가 3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청백전을 가졌다. 키움 손혁 감독이 청백전이 끝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프로야구가 4월 7일부터 인접 구단 간 연습경기를 계획한 가운데 키움 히어로즈가 31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청백전을 가졌다. 키움 손혁 감독이 청백전이 끝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고척|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안일한 대처보단 꼼꼼한 ‘예민함’이 낫다. KBO리그의 선제조치는 현재 분명 합격점을 받을 만 하다.

키움 히어로즈 1군 현장 직원이 4일 고척 스카이돔 출근 때 진행한 발열 체크에서 38.5도의 고열 증세를 보였다. 이 직원은 즉시 구장 인근에 마련된 선별진료소로 이동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해당 직원의 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키움의 선제조치는 이전 다른 팀들과 동일했다. 당일 예정됐던 자체 청백전을 즉각 취소했고, 선수단은 대기했다. 다행스럽게도 이 직원은 5일 오전 ‘음성 판정’을 받았고, 선수들은 오후에 훈련을 재개했다. 구단은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해 해당 직원을 자가격리 시켰다.

국내 훈련이 구단들의 자체 청백전으로만 이뤄지는 현재, 혹시 모를 상황을 대비하는 훈련 취소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 꼴로 그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다행스럽게도 음성 판정이 계속 나왔고, 선수들은 그에 맞춰 대기와 출근을 반복 중이다.

무덤덤해질 수 있고,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에 피로를 느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KBO리그의 예민한 선제 조치는 분명 효과를 거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확진자가 나와 최악의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도, KBO리그는 단 한명의 확진자를 보이지 않았다.

KBO를 비롯해 10개 구단이 저마다 최악의 위기 상황을 맞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한 덕분이다. 이 때문에 적지 않은 인원이 모여 진행되는 ‘자체 청백전’도 안전한 방역 상황에서 이뤄지고 있다. 외신이 “한국에서는 야구를 하고 있다”며 감탄할 만도 하다.

KBO 이사회와 실행위원회는 끊임없이 코로나19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개막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 각 구장의 방역 수준, 사회적 분위기 등을 철저하게 고려한다는 입장이다.

일주일에 6일은 야구를 보며 즐겼던 ‘일상’은 이미 야구팬들에게 그리운 대상이 됐다. 그러나 그것이 그립다고 다른 ‘일상’을 망칠 순 없다. 적어도 지금 KBO리그에는 현재의 보폭이 맞다. 천천히 또 신중한 예민함이 아직까지는 필요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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