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 유니폼·온라인 생중계·클럽하우스 챌린지…제주의 톡톡 튀는 이벤트

입력 2020-04-0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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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제주 유나이티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프로축구 K리그는 2020시즌 문을 열지 못했다. 더 우울한 건 언제 개막할지조차 모른다는 사실이다. 시점 없이 마냥 기다리는 건 괴로운 일이다.

첫발도 떼지 못한 K리그 종사자들이 무력감에 빠진 상황에서 제주 유나이티드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톡톡 튀는 이벤트를 통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대표적인 게 스테이 앳 클럽하우스 챌린지와 온라인 생중계, 그리고 제주도민과 아픔을 함께 하는 유니폼 등이다.

제주는 5일 특별한 연습경기를 가졌다. 선수들이 4·3 희생자를 상징하는 동백꽃 패치를 단 유니폼을 입고 자체 청백전을 벌였다. 애당초 제주는 시즌이 개막됐다면 제72주년을 맞는 4·3사건을 알리고 추모하기 위해 유니폼 가슴 부위에 동백꽃 패치를 달고 4월 한 달간 공식경기를 치르려고 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계획이 무산됐다. 대신 자체 청백전에서라도 동백꽃 유니폼을 입기로 했다. 제주 주장 이창민은 “제주에서 4월에 피는 동백꽃의 의미를 알고 있다. 4·3사건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축구에 목마른 팬들을 위한 온라인 생중계도 호평을 받았다. 제주는 ‘축구’ 자체가 최고의 콘텐츠이자 최고의 팬 서비스라고 판단해 자체 연습경기를 온라인으로 내보냈다. 경기 전 인터뷰는 물론이고 선수 입장, 경기 후 MOM 인터뷰 등 진짜 경기 같은 디테일을 살렸다. 또 생중계는 자칫 느슨해지기 쉬운 연습경기에 실전과 같은 긴장감도 불어넣었다. 유튜브, 네이버, 아프리카tv를 통해 중계된 경기는 3만7000명의 누적 시청자를 기록했을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자가 격리하는 스포츠 스타들 사이에서 유행 중인 스테이 앳 홈 챌린지(Stay at home challenge)를 K리그 여건에 맞춰 집(home) 대신 클럽하우스(ClubHouse)로 바꿔 진행한 것도 화제가 됐다. 클럽하우스에 머무르는 동안 20초간 축구공, 휴지 등을 떨어뜨리지 않고 리프팅하면서 손을 씻는(소독) 동작을 보여주는 영상인데, 이는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0초 이상의 비누칠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는 점에서도 유익했다.

매일 선수별 특징을 소개하는 글이 프로필 사진과 함께 SNS에 업로드 되는 ‘제주 선수 알아가기’ 이벤트도 인기다. 윤보상은 이번 이벤트 당첨자가 지역 유소년 팀에서 골키퍼를 한다는 것을 듣고 깜짝 방문해 선물을 전달했고, 강윤성은 U-23 챔피언십 당시 제주에서 태국까지 방문해 응원해준 팬을 찾기도 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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