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전문가 “확진자 30명 안팎, 5일 이상 지속 땐 무관중 개막 고려”

입력 2020-04-08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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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프로축구와 프로야구의 시즌 개막이 계속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예방의학 전문가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교수(오른쪽)는 7일 “확진자가 하루 30명 또는 50명 정도에서 5일 이상 지속될 때 개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3월 10일 KBO 이사회에 참석해 정운찬 KBO 총재와 각 구단 사장들에게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는 전 교수. 스포츠동아DB

원래 2020시즌 K리그 개막일은 2월 29일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되면서 개막은 무기한 연기됐다. 그로부터 40일가량 지났다.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19 확산의 정점이 지났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확진자가 1만 명을 넘었고, 집단 감염도 곳곳에서 불거졌다. 방역 당국은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면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당부했다.

이런 판국에 개막 시점을 확정하는 건 시기상조다. 한 가지 확실해진 건 경기수의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3월말 개막을 연기한 프로야구도 비슷한 처지다. 이제 초점은 축소될 경기수를 최소화하는 일이다. 그래서 개막 시점이 중요하다. K리그와 KBO리그의 개막은 언제쯤 가능할까. 또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 문을 열 수 있을까.

예방의학 전문가인 전병율 차의과대학 교수(전 질병관리본부장)는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선수의 안전에 방점을 찍었다. 그는 “시즌 개막은 선수가 안심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가 감염될 경우 시즌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전 교수는 최근 K리그 대표자회의와 KBO리그 이사회에 참석해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방법 등을 조언했다. 전 교수는 특히 선수의 면역력을 강조했다. 그는 “경기를 뛰고 나면 선수들은 체력을 완전히 소진하게 된다. 즉 면역력이 약해지는 것이다. 면역체계가 약해진 상황에서는 어떠한 접촉도 있어선 안 된다. 경기 끝나고 숙소까지는 팬이나 취재진과의 접촉을 완전히 차단해야한다. 이게 중요하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선수가 감염되면 그 경로를 알 수 없기 때문에 판이 깨질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일각에서 나오는 무관중 개막에 대해 전 교수는 전제 조건을 붙였다. 그는 “지역사회 감염 양상이 하루 30명 또는 50명 정도에서 5일 이상 지속될 때 개막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했다. 즉 방역 당국의 통제가 확실하게 가능해지면 무관중 개막도 고려해볼만하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관중 입장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었다. 그는 “관중이 입장할 때는 충분한 거리를 둬야한다. 무증상 감염자가 있기 때문에 1차적으로 관중끼리 환자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없애야한다”면서도 “하지만 관중 통제가 쉽지 않다. 또 스포츠 이외의 영역도 고려해야한다. 관중이 들어오면 다른 영역에서는 차별한다고 불만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코로나19가 언제쯤 종료될 수 있냐는 질문에 그는 “코로나19는 이전에 한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장담할 없다”면서도 “그래도 우리는 통제가 잘 되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스포츠도 다른 나라에 비해 희망이 있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개막이 연기되면서 선수들의 긴장감이 확 줄었다. 기다리면서 진도 빠졌다.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전 교수는 “선수들이 조급하지 않았으면 한다. 혹시 선수가 감염되면 시즌 자체가 망가질 수 있다는 걸 항상 염두에 둬야한다”면서 “개막할 때까지 유튜브 활동 등으로 팬들을 즐겁게 해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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