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기 품은 사나이⑥] 박석민의 명예회복은 NC의 대권도전을 의미한다

입력 2020-04-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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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박석민.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박석민(35)은 2016시즌을 앞두고 4년 최대 96억 원이라는 특급 대우를 받고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삼성 라이온즈 시절 4년 연속(2012~2015시즌) 3할 타율,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꾸준한 프리에이전트(FA)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나성범~에릭 테임즈(현 워싱턴 내셔널스)~이호준으로 이어지는 핵 타선에 검증된 대포를 하나 더 추가한 NC는 단숨에 우승후보로 급부상했고,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KS) 무대까지 밟을 수 있었다. 그해 박석민은 126경기 타율 0.307(427타수131안타), 32홈런, 104타점, 출루율 0.404의 성적을 거두며 구단이 거액을 투자한 이유를 증명했다.

그러나 이후로는 아쉬움이 가득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3년 연속 타율은 0.270을 밑돌았고, 20홈런과 100안타도 넘기지 못했다.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날도 많았다. 112경기 타율 0.267(360타수96안타), 19홈런, 74타점을 기록한 2019시즌의 성적이 지난 3년을 통틀어 가장 나았지만, 기대치를 충족하기에는 다소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2016시즌까지 0.298로 0.300에 가까웠던 통산 타율도 0.289로 1푼 가까이 하락했다. 2019시즌이 끝나고 두 번째 FA 자격을 얻었을 때는 불리한 요소만 가득했던 게 사실이다.

계약은 순조롭게 마무리했다. 3년(2+1년) 최대 34억 원의 조건이다. 보장계약은 2년간 16억 원, 3년째 계약 실행을 포함한 총 옵션이 18억 원이다. 박석민의 퍼포먼스에 따라 총액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계약이다. 본인의 명예회복 의지가 매우 강했기에 이 같은 조건에 합의할 수 있었다.

풍부한 경험을 지닌 데다 여러 업적을 이뤄낸 만큼 여전히 믿음은 굳건하다. NC 이동욱 감독은 “3루에 박석민이 버티고 있다면 더 단단할 것 같다”고 밝혔다. NC 김종문 단장도 계약 당시 “건강한 박석민은 공격에서 확실하게 기여할 수 있다”고 했다. 본인의 부활 의지도 강하다.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는 물론 귀국 후 훈련과 청백전에서도 솔선수범해 후배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NC는 2019시즌 팀 타율 2위(0.278), 타점 3위(639타점)의 강한 공격력을 뽐냈다. 나성범이 십자인대 부상으로 23경기만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만들어낸 성적이다. 나성범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박석민이 부활에 성공한다면 더 강력한 타선을 구축할 수 있다. 박석민은 타선 전체에 시너지효과를 불어넣을 수 있는 다재다능한 타자다. 팀 전력 자체를 업그레이드해 대권에 도전하는 데도 그의 역할이 크다는 의미다. 박석민은 “실력으로 베테랑의 가치를 보여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팀에서 기대하는 중심타자 역할을 해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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