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3월 개막을 맞지 못한 KBO리그는 현재 5월 개막을 목표로 하고 있다. 팀당 144경기 소화의 마지노선을 5월초로 잡고,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상황을 면밀히 살펴 신중히 개막을 준비한다는 입장이다.
늦춰진 개막은 이미 여러 변수를 불러왔다. 그 중 현재 각 구단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역시 외국인 전력의 활용 여부다.
스프링캠프 종료 후 10개 구단은 외국인선수의 국내 합류를 놓고 각기 다른 행보를 보였다.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KT 위즈, 삼성 라이온즈, 한화 이글스는 외국인선수들이 자국에서 개인훈련을 할 수 있게 배려했다. 당시 국내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우 빨랐기 때문에 충분히 고려할 만한 일이었다. 다른 5개 구단의 외국인선수들은 국내선수들과 똑같이 일정을 소화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오히려 국내 방역상황이 더 안전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키움을 비롯한 5개 팀 외국인선수들은 국내 입국을 서둘렀지만, 2주간의 자가격리 단계가 필요하다는 KBO의 지침이 내려왔고, 국내훈련에 한동안 동참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부터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려온 외국인선수들은 순식간에 리듬이 끊어졌다.
실전투구를 위해서는 다시 ‘컨디셔닝’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수도권 A팀 감독은 “지금 당장 실전에서 공을 던질 수는 없다. 불펜, 라이브피칭을 본 후 투구수를 확인해야 한다.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변수는 각 팀의 개막전 선발투수 선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19시즌 개막전 선발투수는 SK 와이번스 김광현(현 세인트루이스), KIA 타이거즈 양현종을 빼고는 모두 외인들이 맡았다. 김광현의 미국행으로 올해는 양현종 혼자 개막전 토종 선발투수 역할을 맡을 것 같았지만, 현재로서는 더 많은 토종 선발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역시 개막이 결정되고 난 뒤 외국인선수들의 몸 상태다. KBO는 “적어도 2주 전에는 각 팀에 개막전을 통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당초 계획대로 5월초 개막이 이뤄진다 해도 아직은 3주 가량의 시간이 있다. 외국인투수들의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5개 팀에는 그 언제보다도 집중력이 필요한 시간이 될 듯하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