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는 포수’ 최재훈에게는 지금 이 시간도 소중하다!

입력 2020-04-13 14: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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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최재훈. 스포츠동아DB

한화 이글스 최재훈(31)은 두산 베어스에서 트레이드를 통해 유니폼을 갈아입은 2017시즌부터 본격적으로 기량을 꽃피웠다. 두산 시절에도 여러 구단이 탐을 냈을 정도로 경쟁력은 충분했다. 그러나 현역 최고 포수로 손꼽히는 양의지(32·현 NC 다이노스)의 존재감이 워낙 막강했고, 2016시즌부터는 현재 두산의 주전 안방마님인 박세혁(30)까지 합류하면서 점차 설 자리가 줄었다. 2017년 4월 17일, 확실한 주전 포수가 마땅치 않았던 한화로의 이적은 최재훈에게 도약을 위한 기회였다.

기회를 확실히 잡은 케이스다. 한화 유니폼을 입은 순간 최재훈은 기회를 얻었다는 생각보다 위기의식을 먼저 느꼈다. 한화 투수들의 투구 패턴을 분석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적 나흘 뒤(2017년 4월 21일) 배영수 현 두산 코치의 통산 130번째 승리를 리드하기 전날에도 그랬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몰라 많이 힘들었지만, 영상을 보며 투수를 알아가는 시간을 단축했다.” 최재훈의 고백이다. 무엇보다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줘야 한다”는 제1의 가치를 마음속에 새기니 자연스레 공부에 흥미가 붙었다.

이제는 애초부터 장점으로 꼽혔던 수비뿐 아니라 타격에서도 믿음을 주는 타자가 됐다. 2019시즌 1022.2이닝 동안 포수 마스크를 쓰며 박세혁(1071.2이닝), 이재원(SK 와이번스·1041이닝)과 더불어 3명뿐인 ‘1000이닝 포수’가 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그의 2020시즌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규시즌 개막이 미뤄졌지만, 최재훈에게는 지금 이 시간마저도 소중하다.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역시 공부하는 포수답다.

“개막이 늦춰지면서 투수들과 호흡을 맞춰볼 시간이 늘어났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더 많이 맞춰보며 함께 연구하고 공부할 시간이 늘었다. 이 시간을 활용해 볼넷을 줄여보려고 한다. 카운트 싸움에서 밀릴 때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는 공에 얻어맞는 빈도 또한 줄여야 한다. 경기 당일 투수들의 컨디션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포수다. 투수가 자신 있는 공 위주로 스트라이크를 던지게끔 유도해 위기를 최소화해야 한다. 투수들과 함께 연구하고 노력하겠다.”

포수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공격력 향상을 위한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최재훈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배려 덕분에 큰 문제가 없다”며 “청백전을 통해 콘택트 능력을 점검하고, 빠른 카운트에서 타격을 시도하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해보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여 “언제 시즌을 시작할지 몰라 지루할 수 있지만, 서로 격려하며 이겨내고 있다”고 의연하게 말했다. 주전 안방마님의 책임감이 느껴진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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