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에 증발된 A매치…한국축구, 연간계획 수정 불가피

입력 2020-04-1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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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여파로 상반기 국제축구 일정은 대부분 연기됐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가국가대표팀도 개점휴업 상태다. A매치의 비중이 높은 대한축구협회의 연간 사업계획 수정도 불가피한 실정이다. 스포츠동아DB

한국축구의 2020년도 연간 스케줄에 대대적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다.

일상이 마비된 가운데 전 세계 스포츠 역시 ‘올 스톱’ 상태다. 올 여름 개최 예정이던 국제 스포츠 최대 이벤트인 하계올림픽과 2020 유럽축구연맹(UEFA)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등이 내년 여름으로 미뤄진 상황에서 ‘정상화’를 운운하기는 힘든 형국이다. 지금으로선 시간이 흐르고 전염병이 사라지길 기대할 뿐이지만, 남미와 아프리카 등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이 본격화하기 시작해 불안감을 더한다.

국제축구계의 연간 일정은 이미 상당 부분 조정됐다. 특히 상반기는 사실상 통째로 삭제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캘린더가 텅 비어있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최근 지아니 인판티노 회장이 의장을 맡고 각 대륙연맹 회장들이 참석하는 실무그룹 회의에서 3월과 6월 A매치 계획을 후반기로 미뤘기 때문이다.

아시아의 경우 2022카타르월드컵 2차 예선이 정리됐다. 모국에 머물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이끄는 국가대표팀은 3월 투르크메니스탄(홈)~스리랑카(원정)와 2연전을 치른 뒤 6월 북한~레바논(이상 홈)과 맞설 예정이었지만, 각각 10월과 11월로 연기됐다. 이에 올 하반기 시작하려던 최종예선도 내년 3월 이후로 밀리게 됐다.

FIFA의 2020년도 A매치 캘린더에 따르면, 8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A매치를 진행할 수 있는데, 과연 이 시기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는 불투명하다. 대부분의 유럽리그는 2019~2020시즌을 여름까지 진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고, 아시아 권역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해 그간 미뤄진 여러 대회를 소화해야 한다.

이 같은 FIFA 실무그룹의 결정에 대한 세부 내용을 AFC를 통해 전달받은 대한축구협회의 고민도 상당하다. 원칙적으로는 9월 A매치가 가능하지만, 수개월 이후의 상황을 놓고 선뜻 김칫국을 마실 순 없다. 더욱이 AFC는 각 회원국과의 미팅 시점도 잡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위치한 AFC 본부는 5주째 문이 닫혔고, 다국적 직원들은 이달 말까지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일단 협회는 9월은 배제한 채 안방 A매치 3경기를 치를 10~11월의 최대치 붐업을 목표로 다양한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매치는 협회의 연간 사업계획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물론 협회의 걱정은 대표팀이 전부가 아니다. 국내대회의 원활한 운영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형 승강제의 중추를 담당할 통합 K3·K4리그가 특히 걱정스럽다. 프로축구 K리그1·2가 아직 개막 시점도 잡지 못한 터라 하부리그가 먼저 치고 나가는 것은 부담스럽다. 또 프로·아마추어의 최강자를 가리는 FA컵과 초·중·고·대학대회의 포맷도 새롭게 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협회 관계자는 “지금은 9월을 굳이 고민하지 않아도 된다. 상황이 좋아지고, 필요하다면 월드컵 2차 예선을 10~11월보다 앞당길 가능성도 있다. 다만 다양한 시나리오를 정리하고 정확한 방향 설정과 계획 추진은 꼭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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