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뒤바꾼 연예계 ③] 영화계, ‘사냥의 시간’ 등 넥플릭스 직행 대변화

입력 2020-04-17 06: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영화 ‘사냥의 시간’.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우리는 ‘다른 세상’에서 살 게 될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이전과는 다른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 표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방송·가요·영화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2월 중순 코로나19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엔터테인먼트 각 현장에서는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ease)의 경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자구책 모색이 활발했고,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 머리를 맞대 고안한 콘텐츠 유통과 대중 소통의 방식 가운데 일부는 빠르게 뿌리내리기도 했고, 일부는 한계를 노출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 엔터테인먼트의 ‘뉴 노멀’이 과연 도래할까.

■ 영화계…OTT 역습

수혜자는 OTT…극장과 주도권 싸움
‘집콕’에 익숙한 영화광들에겐 제격

영화계는 현재 변화의 전초전을 벌이고 있다. 수익이 보장되지 않는 환경에서 쓰나미처럼 일어난 영화 개봉 연기, 극장 일부의 영업 중지 등 위기 앞에 놓였다. 전체 영화산업 매출의 76.3%(2019년·영화진흥위원회)가 극장에 기대는 시장상황에서 산업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또 다른 기회를 가져오기도 한다.


● OTT의 역습

코로나19가 몰고 온 위기 틈에서 영향력을 키우는 넷플릭스, 왓챠플레이 등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는 더욱 탄력을 받고 있다. 이달 초 방송통신위원회가 발표한 올해 국내 OTT 시장 규모는 7801억원으로, 지난해(6345억원) 대비 약 22%P 성장했다. ‘집콕’ 일상이 OTT 이용 확대로 직결된 결과다.

극장과 OTT의 긴장관계에도 균열이 일어나고 있다. 영화 ‘사냥의 시간’이 극장 개봉을 건너뛰고 넷플릭스로 직행한 사례가 변화의 ‘메시지’로 작동했다. 계약상 문제로 해외 판매사와 분쟁을 겪기도 했지만, 기회의 다변화를 꾀할 수 있는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는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한 제작자는 “코로나19의 최대 수혜자가 OTT라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다”며 “포맷의 실험을 통해 OTT를 겨냥하는 영화 기획물이 늘어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향후 국내 진출을 예고한 디즈니플러스, 아마존프라임 등 글로벌 OTT의 확대도 콘텐츠 기획사에 ‘기회’를 제공하지만 “장기적으로 시장 주도권을 빼앗기는 위험한 유혹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 제작현장에 남긴 ‘과제’

제작현장이나 극장 관람 문화에 미치는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 지금껏 영화의 해외 로케를 좌우한 조건은 ‘자본력’이었지만,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이라는 전례 없는 경험은 미지의 ‘변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숙제를 남겼다. 베트남에서 철수한 ‘범죄도시2’, 콜롬비아에서 돌아온 ‘보고타’, 제작이 연기된 ‘피랍’ 등으로 얻은 코로나19의 교훈이다.

당장 이달 말부터 몇몇 한국영화가 개봉하지만 극장이 도입한 ‘한 줄 띄어 앉기’는 여전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새로운 관람 방식으로 확산할지 관심거리다. 어쩔 수 없는 관객 감소로 인한 7년 연속 극장 관객 2억명 시대도 잠시 멈출 것으로 보인다. 극장의 몸집 줄이기 가능성도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ag.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