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강행? 포기? 하면 어떻게? ACL, 근본적 고민이 시작됐다

입력 2020-04-17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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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ACL이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재개될 수 있을지 아시아축구연맹(AFC)의 고민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월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졌던 수원 삼성-빗셀 고베의 ACL 조별리그 경기 장면.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최근 지구촌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각종 국제대회의 연기를 결정했다.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과 함께 가장 먼저 유탄을 맞은 것은 아시아의 클럽 최강자를 가리는 챔피언스리그(ACL)다. 코로나19가 가장 먼저 창궐한 중국 클럽들은 아직 단 한 경기도 치르지 못했고, 나머지 팀들도 2월 조별리그 1~2경기씩만 소화했을 뿐 대부분의 경기가 중단됐다. K리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챔피언 전북 현대와 FA컵 우승팀 수원 삼성, 리그 2·3위인 울산 현대와 FC서울이 출전했다.

AFC는 3~4월 일정을 5~6월 이후로 옮기는 방안을 가장 먼저 발표한 바 있으나, 최근 들어선 다음달 재개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국 등 일부 지역에선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주춤하고 있지만, 대부분 국가들의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AFC는 새로운 일정을 제대로 밝히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 추이를 보고, 최소 7월 이후 재개하자는 밑그림만 내놓을 뿐이다. 올 시즌 ACL은 6월까지 예선을 마친 뒤 8월 16강 라운드를 시작으로 녹다운 토너먼트에 돌입하려 했으나 이제 전면수정이 불가피하다.

현 시점에서 기존 방식의 대회 진행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ACL은 홈&어웨이 경기를 원칙으로 삼는다. 조별리그 6경기를 치르고, 모든 토너먼트 라운드도 2경기씩 펼친다.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자국리그를 소화하는 것도 버거운데, 결승까지 10경기 이상을 적지를 오가며 치르는, 그것도 하반기에 모든 스케줄이 쏠린 상황은 누구에게도 달갑지 않다. 특히 월드컵 예선을 비롯한 각종 A매치들이 최소 9월 이후로 잡혀있어 전력의 풀가동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AFC 내부에서도 이를 고민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축구계 일각에서는 ‘발상의 전환’을 언급한다. 대회 진행을 결정했을 때 연중 스케줄을 포기하고 올해에 한해 특정 지역에서 대회를 전부 소화하는 패턴을 대안으로 내세운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처럼 단기간 내 대회를 마무리하자는 의미다. 아시아축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충분히 검토할 만한 아이디어다. 앞서 패배를 안은 팀은 플레이오프(PO)를 거치도록 하는 등 불이익을 주고 대회를 시작하면 불만도 잠재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출전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 더욱이 앞으로 사정이 나아지리라는 보장도 없다. 대부분 하늘길이 막혀있고, 설사 풀려도 각국 선수단의 입국을 선뜻 허용할 지역을 찾는 것도 어렵다. 대회를 하느냐, 마느냐. 한다면 어떤 방식이냐. 가장 기본적인 고민부터 시작해야 할 ACL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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