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원중-박진형-박세웅(왼쪽부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스포츠동아DB
선발투수가 익숙했던 송승준(40·롯데 자이언츠)이지만 올해는 불펜에서 시즌을 시작한다. 마무리투수나 필승조처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자리도 아니다. 승부처에 등판하는 주요 역할은 후배들이 맡고, 송승준은 추격조로 마당쇠 역할을 해줘야 한다.
최근 연락이 닿은 송승준은 보직에 대해 묻자 “선발을 못하는 건 기정사실 아닌가. 선발이든 불펜이든 다 똑같은 야구다. 나보다 후배들이 잘했을 때가 더 기분 좋다”고 강조했다.
송승준은 자타공인 롯데 투수들의 ‘멘토’다. 모든 후배들의 선전을 바라지만, 그 중에서도 직접 꼽은 ‘애증의 3총사’가 있다. 주인공은 김원중(27), 박진형(26), 박세웅(25)이다. 수년 전부터 등락을 반복하며 롯데 팬들의 애를 태우고 있는 젊은 투수들이다. 송승준 역시 선수이기 전에 ‘롯빠 아재’를 자처하기에 이들의 반등을 누구보다 기다리고 있다.
박세웅은 2018시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아 올해 본격적으로 토종 에이스 역할을 수행할 전망이다. 김원중은 익숙한 선발 자리에서 마무리투수로 보직을 바꿨고, 박진형도 필승조로 활약해줘야 한다.
롯데 윤성빈. 스포츠동아DB
여기에 최근 윤성빈(21)이 추가됐다. 송승준은 “기존 애증의 트리오는 올해 1군에서 잘해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다만 (윤)성빈이가 걱정이다. 호주 애들레이드 스프링캠프 때부터 의기소침한 모습이 보인다”고 염려했다. 원하는 대로 제구가 되지 않자 자신감이 떨어졌다는 게 송승준의 분석이다.
2017년 롯데 1차지명으로 입단한 윤성빈은 지난해 1경기 등판에 그치며 0.1이닝 3실점을 기록했다. 올해 초 미국 드라이브라인 아카데미 연수까지 다녀왔지만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송승준은 “성빈이가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고 은퇴하고 싶다”며 인터뷰를 빌려 격려의 마음을 전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