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야구는 시작·방역은 철저히’ 코로나19가 낳은 연습경기 이색풍경

입력 2020-04-21 15: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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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한용덕 감독. 스포츠동아DB

“거리는 두자!”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KT 위즈의 팀간 연습경기 1차전. 한화 선수단이 훈련을 준비할 때 이강철 KT 감독이 취재진과 마주했다. 인터뷰 중 한화 이성열은 큰 목소리로 “감독님, 안녕하십니까”라며 ‘폴더 인사’를 했다. 이 감독은 “타 팀 선수를 보는 게 얼마만인지 모르겠다”며 이성열에게 “반갑지만 거리는 두자”고 너스레를 떨었다.

국내서 팀간 맞대결이 열린 것은 지난해 한국시리즈 4차전 이후 178일만이다. 스프링캠프에서 귀국한 구단들은 한 달 이상 고립된 채 청백전만 치렀다. 21일 KBO 이사회에서 개막일을 5월 5일로 확정했고, 이날부터 팀간 교류전도 시작됐다. 이제 비로소 ‘시즌 모드’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전날부터 가슴이 설¤다. 아무래도 청백전만 하다보니 나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들이었다”고 돌아봤다. 이 감독도 “선수단은 오늘 전력분석 미팅도 하는 등 시즌처럼 경기를 준비했다. 타 팀과 경기한다는 자체가 설렐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에는 양측 덕아웃에서 진행됐던 감독 인터뷰도 방식이 달라졌다. 취재진은 익사이팅존에 머물고, 양 팀 감독이 그 앞 그라운드로 나왔다. 한 감독은 “이색풍경이다. 야구인생에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웃었다.

반 년 만에 야구가 시작됐지만 방역 강도는 결코 낮아지지 않았다. 선수단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3주간 리그를 중단하기 때문에 여전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화 선수단은 이날 오전 9시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 집결해 발열 체크를 한 뒤 수원으로 이동했다. 수원에 도착한 뒤에도 다시 한 번 발열 검사를 하는 등 돌다리도 두들겼다.

무관중 경기로 진행된 만큼 선수단은 물론 심판진까지 중계방송을 보는 팬들을 위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권영철 주심은 중계 마이크를 찬 채 포수 뒤에 섰고, 이 감독도 3회말 종료 후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 생소한 풍경이 여럿 있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야구가 돌아왔다.

수원 |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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