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키사용설명서] ‘12땅볼→4병살타’ 베일 벗은 KT 소형준, ‘위팍’ 최적화 투수!

입력 2020-04-21 16:3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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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소형준. 스포츠동아DB

아웃카운트 18개 가운데 땅볼이 12개, 그 중 병살타가 4개였다. 삼진과 직선타 하나씩을 제외하면 모든 아웃카운트를 땅볼로 만들어냈다. 청백전 내내 증명한 춤추는 투심과 체인지업이 만든 결과다. 마침내 베일을 벗은 소형준(19·KT 위즈)이 자신이 왜 ‘전국구 투수’였는지를 증명했다.

소형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 팀간 연습경기에 선발등판, 6이닝 5안타 2볼넷 1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81개. 이강철 감독은 당초 5이닝 투구를 예고했지만 5회까지 투구수가 64개에 불과해 1이닝을 더 소화했다. 최고구속은 포심(34구) 148㎞, 투심(20구) 147㎞을 찍었다.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도 적극 활용했다. 팀이 4-2로 승리하며 소형준은 연습경기에서 승리를 신고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소형준은 2020년 1차지명으로 KT에 입단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청소년 대표 에이스를 맡으며 ‘전국구 유망주’로 불렸고, KT도 드래프트 1년여 전부터 소형준의 지명을 내정했다. 이강철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부터 소형준의 투구에 “안구 정화가 된다”며 일찌감치 5선발로 낙점했다.

캠프 3경기 등판해 5이닝 1실점, 자체 청백전에서 5경기 등판해 18이닝 4자책을 기록했다. 비시즌 8경기에서 23이닝 평균자책점 1.96을 기록했으니 기대가 쏠리는 것도 당연했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이날 경기 전 “자체 연습경기까지는 통과한 셈이다. 가진 자질은 뛰어나지만 아직 판단을 할 수는 없다. 전 구단을 한 번쯤 상대해야 판단이 가능할 것 같다”고 신중론을 유지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타 팀과 처음으로 만나서도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5회까지 매 이닝 주자를 내보냈지만 병살타 4개로 큰 위기를 허용하지 않았다. 4회 1사 후 3연속 안타로 한 점을 내줬지만 송광민을 병살타로 처리하며 불을 껐다. 젊은 투수들은 타순이 한 바퀴 돌면 약점을 노출하기 마련이지만 소형준에게는 땅볼 유도라는 비책이 있었다. 경기장이 크지 않은 수원KT위즈파크에서는 땅볼 유도형 투수의 가치가 어느 곳보다 높다. 소형준의 구위 이상의 가치다.

이제 막 첫 술을 떴지만 어느 정도 배도 채웠다. 소형준의 시선은 이제 정규시즌에 맞춰졌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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