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산업 또다른 기회” vs “투자자 만족시킬지 의문”…찬반 엇갈리는 영화의 OTT 직행

입력 2020-04-22 06:5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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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는 영화 ‘사냥의 시간’의 한 장면. 사진제공|리틀빅픽처스

영화 ‘사냥의 시간’이 23일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동시 공개된다. 극장 개봉 계획을 접고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넷플릭스로 직행해 해외 판권 판매사와 법적 분쟁까지 겪는 등 진통을 거친 뒤다. 이에 영화계 안팎이 시선이 쏠린 가운데 향후 이 같은 방식이 또 다른 영화 기획·제작 및 유통의 유력 경로로 자리 잡을지 여부도 주목된다.

● “또 하나의 플랫폼” VS “아직 이르다”

‘사냥의 시간’은 극장 관객이 크게 줄어드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특수한 경우라는 데 현업 영화 제작자들은 생각을 같이 했다. 하지만 OTT 플랫폼만을 위한 콘텐츠 제작과 유통 방식이 정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영화 ‘남한산성’의 제작자 나경찬 인벤트스톤 대표는 21일 “새로운 플랫폼에 맞는 콘텐츠가 계속 나올 것”이라면서 “제작비 규모나 아이템이 중요한 기준이 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신과함께’ 시리즈의 원동연 리얼라이즈픽쳐스 대표는 “콘텐츠 공급자들에게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제작자 A씨는 “OTT가 새로운 문화적 매체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시점이다”고 긍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최정화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는 “2017년 넷플릭스 영화 ‘옥자’ 이후 극장 개봉 원칙이 흔들리는 상황에 대한 본격적인 논쟁이 시작됐지만 여전히 혼란스럽다”면서 “OTT만을 위한 영화 제작 방식이 정착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봤다.

이름 밝히기를 거부한 또 다른 제작자 B씨는 “OTT 특화 콘텐츠가 해당 플랫폼의 제작비 투자 의지를 만족시킬 만한 것인지 여부는 장담하기 어렵다”면서 시기상조라는 생각을 드러냈다.


● “문화적 공간으로서 극장은 여전히 중요”

극장은 어떻게 될까. 제작자들은 대규모 흥행을 통한 수익을 무시할 수 없다면서 극장 개봉 영화가 꾸준히 나올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원동연 대표는 “제작비와 일정한 개런티를 받기 위해 흥행을 포기한다면 모를까, 그렇지 않다면 극장은 유력한 플랫폼이다”고 밝혔다. 제작자 B씨는 “극장에 가서 한 편의 영화를 보는 행위는 중요한 일상의 문화”라면서 “여전히 그 문화적 의미는 유효하다”며 힘을 주었다. 결국 극장은 단순한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비교적 적은 금액으로 2시간여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가성비’ 높은 문화적 향취의 공간으로서 중요하다는 데 제작자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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