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마크 선수가 ‘4번’ 배정 땐 삼복승 고려하라

입력 2020-04-22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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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선수가 치고 나가지 않는 이상 대열 선두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 ‘4번’의 운명이다. 파란색 경기복을 입은 4번 선수(맨 왼쪽)가 초주선행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다른 선수가 치고 나가지 않는 이상 대열 선두 자리를 지켜야만 한다. ‘4번’의 운명이다. 파란색 경기복을 입은 4번 선수(맨 왼쪽)가 초주선행에 나서고 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 ‘다양한 변수’ 초주선행 알면 경륜이 보인다

선행 강자 한명일 경우 유리한 전개
결승전 라인 구도 땐 초주선행 유리
경륜뱅크 “편성의 흐름 잘 따져봐야”

경륜에서 4번을 배정받은 선수는 출발 총성과 동시에 대열 선두에 나서며, 다른 선수가 앞으로 나서지 않는 이상 위치의 변경 없이 앞서 주도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체력의 적절한 안배와 치고 나설 타이밍이 중요한 경륜에서 선두로 경주를 풀어간다는 것은 불리할 수밖에 없다. 대열 선두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자칫 너무 긴 거리 승부가 될 수 있고, 때릴 타이밍을 재고 있다가 뒤에서 갑자기 치고 나오는 선수에게 덮이면서 내선에서 고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배재국 경륜뱅크 예상팀장은 “초주선행(初走先行)은 불리하다는 인식이 크게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편성의 전개가 확연히 드러날 경우 내선마크를 노릴 수 있는 마크 선수에게는 초주선행이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결승전 같은 경우 초주선행을 배정받은 선수를 포함한 팀이 초반 대열의 앞 선에서 경주를 본인의 의지대로 풀어갈 수 있는 만큼 무조건 좋고 나쁘다를 따지기 전에 편성의 흐름과 라인의 구도를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 마크 선수가 초주선행일 경우

순발력이 좋고 승부욕이 강한 마크 선수가 초주선행을 배정받을 경우 삼복승에서 선전할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치고 나설 선행 선수가 확실하고 그 선행 선수를 활용할 강자가 한 명일 경우 마크 선수들의 집중력은 최고치에 닿을 수 있다. 흐름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고 본인이 마크할 타깃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선행 선수가 완급조절에 어느 정도 익숙한 선수라면 내선을 선점하고 받아 가기를 노릴 수 있는 4번에게 더욱 유리한 전개가 나올 수 있다. 편안하게 초주 축 선수를 마크한 중상위급 선수가 내선을 선점한 4번의 터프한 운영에 마크 자리를 빼앗기면서 나오는 좋은 배당은 덤이다.


● 추입형 강급자가 초주선행일 경우

보통 득점 상위자나 인지도에서 앞선 강급자들은 초주선행을 배정받는다고 하더라도 도전선수들에 의해 초주선행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종합득점이 아무리 높아도 추입형 선수라면 초주선행이 해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 한다. 대부분의 팬들과 예상 전문가들이 “이 선수라면 충분히 인정받을 것 같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초주선행이 해제되지 않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인지도 하위의 선행 선수도 타이밍만 잘 잡는다면 추입형 강자를 따돌릴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이러한 경주 패턴은 특히 일요경주에 잘 나오고 초주선행을 배정받은 강자를 위협할 수 있는 선행 선수를 중심으로 이변 전략을 세운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 결승전에서 라인 구도가 나올 경우

초주선행이 언제나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결승전 경주에서 라인 구도가 나올 경우 초주선행인 선수를 포함한 쪽이 경주를 유리하게 풀어갈 수도 있다. 3:4 로 양분된 구도나 2:2:3으로 삼분된 구도 모두 초주선행을 포함한 라인이 대열 앞 선을 차지해서 다른 선수들보다 짧은 동선으로 체력을 덜 소비하며 경주를 풀어갈 수 있다. 특선급의 S급 강자들이 모인 결승전 같은 경우에는 편성된 모든 선수들이 한 바퀴 반 이상의 선행을 무리 없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 초주선행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라인의 선두에선 선행 선수가 타종 전후로 상대 라인의 선행 선수가 치고 나올 틈도 주지 않은 채 빠르게 치고 나서서 3, 4코너 부근까지 시속을 유지하며 아군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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