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청백전 고립, 한용덕 감독은 ‘한화의 미래’를 봤다

입력 2020-04-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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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5일 프로야구 개막을 확정지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한화 이글스와 KT 위즈가 연습경기를 가졌다. 4회초 1사 2루 한화 적시타 때 득점한 호잉이 한용덕 감독의 축하를 받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KBO리그 10개 구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스프링캠프 종료 후에도 한 달 이상 고립된 채 청백전을 치렀다. 긴장감 없이 흘려보낼 수 있는 시간이지만 한화 이글스는 이 한 달간 미래를 봤다.

한용덕 한화 감독은 2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팀간 연습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전날부터 가슴이 설렌다”는 말로 운을 뗐다. 오전 9시부터 수원 원정길에 오른 피로감보다 길었던 자체 청백전 고립을 마친 해방감이 더 컸다. 한 감독은 “청백전의 시간이 길어지니 나부터 집중력이 떨어졌다. 일상의 소중함을 느끼게 됐다”고 회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한화는 미국 애리조나에서 4차례, 귀국 후에만 14차례 청백전을 치렀다. 코로나19 변수가 터지기 전 스프링캠프의 목표는 자연히 옥석 가리기다. 40일간의 캠프로 어느 정도 전력을 추려놨지만 다시 한 달 이상 청백전으로만 시간을 보내게 된 셈이다.

이 시간을 무의미하게 쓸 수는 없었다. 일본 고치 2군 캠프에 다녀온 뒤 서산에서 훈련 중이던 미래 자원들을 대전으로 불러들였다. 조한민(20), 노태형(25) 등 내야수들이 대표적이다. 많은 타석을 줄 수 없던 환경임에도 이 선수들이 두각을 드러냈다. 조한민은 청백전 5경기에서 타율 0.583, 1홈런, 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500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노태형 역시 5경기에서 타율 0.308, 1홈런, 4타점을 기록했다.

한용덕 감독은 21일 수원 원정에 조한민도 포함했다. 한 감독은 “연습경기가 4경기로 적어 많은 기회를 줄 수는 없지만, 1군과 동행하며 분위기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선수에게는 좋은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조한민은 8회 첫 타석에 들어서 우전 안타를 뽑아냈다. 타 팀 1군과 맞대결에서 안타를 때려낸 건 처음이다.

한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젊은 선수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미래에 대한 의미를 강조해왔다. 길었던 고립의 시간에도 이러한 기조는 달라지지 않았다. 조한민 등 젊은 선수들이 이때 얻은 경험치는 향후 큰 자산이 될 수 있다. 2020년 3~4월의 시간이 한화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지켜볼 일이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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