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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선수는 팬이 있어야 존재한다!’ 이 명제는 어떤 경우에도 유효하다. 하지만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 달 이상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수한 시국인지라 팬과 선수단 사이에도 적당한 거리가 필요하다.
KBO는 5월 5일 개막을 선언했고 10개 구단은 이에 맞춰 21일부터 팀간 연습경기를 시작했다. 전 경기가 TV로 생중계되자 기다림에 지친 야구팬들이 모여들었고, 포털사이트 중계방송 누적 시청자는 평균 50만 명을 넘어섰다. 말 그대로 ‘개막 임박’이다.
팬들의 관심은 오프라인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연습경기는 무관중이 원칙이지만 ‘완벽봉쇄’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야구장 안으로 입장하는 경우라면 선수는 물론 관계자들도 경호팀의 발열 검사 및 신분 확인을 거쳐야 하기에 통제가 가능하다. 그러나 선수단 출입구 앞을 찾아오는 팬을 통제할 명분이나 수단은 없다. 3월 내내 이어진 자체 청백전 때도 일부 팬들이 경기장을 찾았지만, 팀간 연습경기가 시작되자 그 빈도가 조금 더 늘었다.
그러면서 해프닝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다. 몇몇 팬들은 연습경기 기간 야구장 선수출입구 앞에서 예년처럼 선수와 접촉해 악수를 시도하거나 사인, 사진을 요청했다. 물론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한두 마디 주고받거나 악수하는 것은 분명 사소한 행동이다. 다만 비말 감염 우려를 완전히 지울 순 없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야구계를 떠나 사회적으로도 악수 대신 팔꿈치 인사를 권장하는 추세다. KBO는 선수단에게 하이파이브마저 자제할 것을 당부한 상황이다. 만에 하나 경기장을 찾은 팬과 접촉한 선수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다면 신원을 모르니 접촉경로조차 확인할 수 없다. 선수는 물론 팬을 위해서도 혹시 모를 위험은 원천봉쇄해야 한다. KBO가 시즌 초 관중 입장을 허용하지 않는 이유다. 21일부터 교류전을 시작한 퓨처스리그 상황도 다르지 않다. 찾아오는 팬이 적긴 해도 통제할 인력 역시 태부족이기 때문에 일부 발 빠른 구단들은 경호팀을 급파하기도 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