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의 적’ 무관중…K리그, 빈 축구장을 무엇으로 채울까?

입력 2020-04-27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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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치면서 세상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축구장 풍경도 마찬가지다. 특히 ‘팬 없는’ 경기에 시선이 쏠린다. 5월 8일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전주성 대결을 시작으로 2020시즌 대장정에 나설 K리그는 당분간 ‘무관중’ 경기로 펼쳐진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제3차 이사회에서 개막일과 정규리그 경기수를 확정했으나, ‘유관중’ 전환 시점은 못 박지 않았다.

K리그에서 ‘무관중’ 경기는 지금까지 2차례 열렸다. 2012년 6월 인천 유나이티드와 포항 스틸러스, 2017년 8월 부천FC와 아산 무궁화의 경기였다. 이유는 같았다. 응원단 소요사태 탓이다. 이번에는 다르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경기장이 철저히 통제된다.

그런데 관중이 한 명도 없는 축구는 드물다. 프리시즌이나 A매치 휴식기 때 종종 이뤄지는 연습경기에도 몇몇 열성적인 팬은 나타나기 마련이다. 심지어 해외전지훈련 친선경기까지 찾아가곤 한다. 완전히 출입이 차단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관중 없는 경기는 을씨년스럽다. 프로축구연맹이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한 직후 진행된 인천-수원FC의 23일 연습경기가 그랬다. 거친 숨소리와 외침이 생생히 전해졌으나 그라운드는 어지러웠고, 경기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스킨십 최소화 지침과 맞물려 골 세리머니조차 자유롭지 않다 보니 선수들도 흥이 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인천 임완섭 감독은 “팬들이 주는 기운을 느낄 수 없어 안타깝다. 선수들은 더 허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 개막을 목전에 둔 구단들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비정상적 상황을 최대한 정상적으로 돌려놓을 여러 아이디어를 짜내느라 부산하다. 소수의 경호인력을 제외하면 텅 비어있을 스탠드의 썰렁함을 덜고, 공허한 경기장에 훈기를 돌게 하려는 노력이다.

그나마 스탠드는 팬들의 응원 사진을 확대해 부착한 대형 통천 등으로 얼마간 가릴 수 있는데, 응원전은 대체하기 어렵다. 특히 K리그가 경기장 내 스피커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현실적 제약도 고려해야 한다. 경기장 규모가 크면 클수록 오히려 어수선함만 더 커진다. 전북 홍보팀 담당자는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경기를 시청할 팬들에게는 흥을 주고, 선수들에게는 힘을 불어넣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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