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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 개막이 연기됐던 K리그가 드디어 돌아온다.
아직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은 까닭에 초반 경기는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등 조심스럽지만, 잠정 연기된 지 두 달여 만의 K리그 개막은 반가운 소식이다. 또한 K리그의 빈자리가 길어졌던 만큼 팬들의 갈증과 기대감도 높아졌다.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개막을 앞두고 구단별 키워드를 통해 올 시즌 주목할 점을 알아본다.
▲ 디펜딩 챔피언 전북, K리그 4연패 역사 쓸까
전북은 지난 시즌 막판까지 울산과 치열한 우승 경쟁을 치른 끝에 극적으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내친김에 올해는 K리그 최초 4연패에 도전한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모라이스가 팀의 지휘봉을 잡았는데 포지션별로 알찬 구성을 마쳤다. K리그의 살아있는 전설 이동국이 버티고 있는 전방에는 벨트비크, 조규성 등을 영입하며 무게감을 더했고 지난해 리그 MVP 김보경 영입, 포항의 젊은 피 이수빈 임대 등 미들진도 착실하게 보강했다.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쳤던 홍정호의 완전 이적, 2018 러시아 월드컵 멤버 오반석, 수원 출신 구자룡 영입 등 탄탄한 수비진 구성은 물론 김학범호의 주전 골키퍼 송범근과 부상에서 이범영이 돌아와 골문까지 든든하다. 로페즈, 문선민, 신형민 등 주전급 이탈이 있었지만 전북은 전북이다. 올해도 리그 최강 스쿼드를 갖춘 전북이라면 K리그 4연패와 트레블이 가능성 없는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 이청용, 폭풍 영입, 우승에 재도전하는 울산
울산은 지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안타깝게 우승을 놓치며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뼈아픈 경험이었지만 아픈 만큼 성장했다. 국가대표 출신 조현우, 윤빛가람, 김기희와 친정팀으로 돌아온 정승현 등 착실한 영입을 펼치던 울산은 마침내 K리그에 11년 만에 돌아온 이청용을 품에 안으며 올겨울 K리그 이적시장에서 단연 화제의 팀으로 주목을 받았다. 박주호, 김태환, 김인성 등 기존 베테랑 멤버들도 건재한데다가 젊은 피 이동경, 원두재, 이상헌 등도 물이 올랐다. 게다가 2019년 평균관중이 전년대비 무려 128.8% 증가하며 경기당 9,692명의 평균관중을 기록했던 울산이 올해도 성적과 인기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서울의 4년 주기설, 올해에도?
2018년 서울은 팀 창단 최초로 강등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불명예를 기록했지만, 가까스로 강등은 면하며 체면치레를 했다. 이후 최용수 감독이 재정비한 2019년의 서울은 달라진 모습을 보이며 리그 3위로 AFC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따냈다. 올 시즌 서울이 기대되는 이유는 이게 다가 아니다. 서울에는 2008년부터 4년 주기로 좋은 성적을 보여왔던 이른바 ‘4년 주기설’이 있다. 2008년 리그 준우승, 7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 획득을 시작으로 2012년에는 리그 우승컵을 들어 올렸는데 무려 2위 팀을 17점 차로 크게 따돌린 기록이었다. 4년 뒤인 2016년에도 서울은 리그 우승, FA컵 준우승을 기록했다. 이쯤 되면 무시할 수 없는 묘한 기록이다. 서울이 2020년 달력을 넘기며 슬그머니 미소를 짓고 있을지도 모르는 이유다.
▲ 스틸야드 30주년과 함께하는 ‘진짜’ 김기동호의 출범
포항은 최근 2년 연속 K리그1 4위를 기록했다. 스타 플레이어는 없지만 탄탄한 유스 출신 자원들과 매년 알짜 선수들로 효율적인 팀 운영을 해온 결과다. 특히 포항은 지난해 마지막 경기였던 동해안더비에서 울산을 4-1로 잡으며 라이벌 울산의 우승을 저지하는 드라마를 쓰기도 했다. 올해도 포항은 리그 상위권에 도전한다. 지난해 4월부터 포항 감독을 맡았던 김기동 감독은 올해는 전지훈련부터 팀의 사령탑으로 차근차근 시즌을 준비했다. 따라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김기동호의 진짜 포항 축구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포항의 홈구장이자 국내 최초 축구전용구장인 스틸야드는 올해 개장 30주년을 맞이했다. 이에 맞춰 포항 구단은 다큐멘터리 제작, 라커룸, 미디어룸 등 대대적인 경기장 리모델링을 실시하며 올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스틸야드의 서른 번째 봄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