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올라서고 싶다” LG 이형종이 터트릴 2%의 갈증

입력 2020-04-28 1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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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형종. 스포츠동아DB

“한 단계 올라선 선수가 되어야죠.”

LG 트윈스 광토마 이형종(31)은 힘찬 도약을 준비한다. 야구를 잘하고 싶다는 순수하고도 강렬한 의지를 지지대로 삼았다.

생각과 행동이 모두 유연해졌다. 다소 진지한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났다. 워낙 낯을 많이 가려 장난과도 다소 거리가 먼 성격이었지만, 근래 들어선 분위기 메이커로 동료들 앞에 적극 나선다.

한 번은 팀 훈련 도중 태권도 발차기 시범을 선보이며 주위 사람들을 한바탕 웃게 만들기도 했다. 다가가기 편한 형 혹은 동생이 된 그는 동료들과 나누는 소통의 폭이 훨씬 넓어졌다. “밝게 지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멋쩍게 웃는 그는 긍정 에너지의 소유자가 됐다.

뒤따르는 후배도 부쩍 늘었다. 주위 사람들을 살뜰히 챙기겠다는 스스로와의 다짐을 성실히 지켜온 결과다. 외야 후배인 홍창기, 이재원에게는 글러브를 비롯한 야구 용품들을 선물하며 성장 의지를 자극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던 신인 투수 김윤식은 LG 입단 이후 가장 큰 도움을 준 선배로 이형종을 꼽았다.

“내가 먼저 말을 걸면서 다가가니 동생들도 편하게 이야기를 꺼내준다. 형들도 장난을 많이 친다”고 반긴 이형종은 “동료들과 어울려서 즐겁게 한 시즌을 잘 치르고 싶다”고 털어놨다.
타석에서는 한결 노련해졌다. 타자 전향 후 5번째 시즌을 맞는 만큼 노하우가 충분히 쌓였다. 새 시즌에는 레그킥의 높낮이를 자신의 컨디션, 볼 카운트 상황에 따라 적절히 조절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타격 슬럼프를 최소화하고 한 시즌 내내 꾸준히 좋은 감각을 이어가기 위한 노력이다.

“레그킥은 타이밍을 잘 맞춰서 타구를 강하게, 멀리 칠 수 있는 가장 편한 타격 자세”라고 설명한 그는 “이제는 적절히 응용해 쓸 수 있을 만큼 경험이 쌓였다. 앞으로 야구를 해나가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기본적으로 야구에 대한 갈증이 크다. 뛰어난 재능을 바탕으로 포지션 변경 후 빠르게 자리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지만, 스스로는 “아직 부족하고 더디다. 완전하게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고 채찍질을 멈추지 않는다. 납득할 수 없으면 집요하게 파고드는 타고난 노력파다.

3번 타순을 중심으로 클린업 트리오로서 활용도가 높은 이형종은 출루율과 장타율을 높이는 데 특히 신경을 쓰고 있다. 그는 2019시즌에도 팀 내 규정타석을 소화한 타자들 중 장타율 1위(0.442)를 기록했다. OPS(출루율+장타율)는 0.800으로 김현수(0.807) 다음으로 가장 높았고, 타수 당 타점도 0.15로 팀 내 2위였다. 27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팀의 첫 연습경기 홈런을 때려냈을 만큼 장타 생산에 분명한 강점이 있다.

“아직 채우지 못한 2%가 남아있다. 출루율과 장타율 등 여러 성적을 더 높이고 싶다”는 이형종은 “나 자신에 대해 ‘한 단계 더 올라선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그리고 꼭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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