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의 품격’ 두산 이현승 “개막전부터 제대로 달리고파”

입력 2020-04-29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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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이현승은 새 시즌을 준비하는 각오가 남다르다. 팀으로는 베테랑으로서 후배들을 이끌고, 개인으로는 부상 여파로 마음껏 공을 던지지 못한 지난 2년의 아쉬움을 털어내기 위해서다. 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는 통산 4번째 한국시리즈(KS) 우승을 차지한 2015시즌부터 압도적인 리그 최강의 팀으로 군림하고 있다. 이때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KS 무대를 밟으며 2회 통합우승을 포함해 3차례나 우승컵을 들었다.

이 기간 베테랑 좌투수 이현승(37)은 항상 영광의 순간을 함께했다. 히어로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된 첫해(2010시즌) 27세였던 젊은 피는 이제 팀의 정신적 지주가 됐다. 동갑내기 권혁과 함께 팀 내 서열도 최고참 김승회(39) 다음이다.

이현승을 설명하는 키워드 중 하나가 바로 ‘KS의 사나이’다.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처음 KS 무대에 나선 2015시즌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16경기에서 1승1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0.55(16.1이닝 1자책점)의 호투를 펼쳤다. 2019시즌에는 크고 작은 부상 탓에 정규시즌 9경기만을 소화했지만, KS 무대에는 빠지지 않았다.

큰 경기에 강하다는 이미지 하나만으로는 불가능한 일이다. 김태형 두산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확실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전히 팀에서 입지가 탄탄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마냥 만족할 수는 없다. 지난 2년간 정규시즌을 완벽하게 소화하지 못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올해(2020시즌)는 개막전부터 제대로 달리고 싶다”고 다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올해는 호주 질롱~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며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이 145㎞까지 나오는 등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다가 예기치 못한 종아리 부상 탓에 페이스가 더뎠다.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번 부상이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19일 자체 청백전을 통해 첫 실전등판을 소화하며 한숨을 돌렸다. 당시 “몸 상태는 점점 좋아지고 있고, 공도 분명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는 그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뚜렷했다.

좋은 흐름이 한풀 꺾였지만, 한 박자 쉬며 마음을 다잡았다. 25일 KT 위즈와 연습경기(잠실)에서 1이닝 1볼넷 1삼진 무실점으로 우려를 지웠다. 이제는 5월 5일 LG 트윈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잠실)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현승은 “캠프 때 감이 좋았기에 실전에서 100%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며 “역시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야구선수는 실전에서 감을 잡아야 한다. 지금부터가 정말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야구할 시간이 남들과 견줘 적다고 생각하기에 마냥 내년을 기약할 수 없다. 매년 준비를 잘해서 최대치를 보여주는 게 맞다”고 덧붙였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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