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와 KT의 개막전에서 이라온 군(가운데)이 워킹볼에서 시구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KT
2020년 5월 5일, KBO리그가 돌아왔다. 성공적인 방역으로 개막에 성공한 KBO리그를 향해 해외 언론은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야구에게 이날은 기념비적인 하루였다.
KT 위즈 팬 이라온(8) 군에게도 마찬가지였다. 라온 군은 야구에게 최고의 어린이날 선물을 받았다.
KT는 5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2020시즌 개막전에 특별한 시구를 진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 방지를 위해 무관중으로 진행됐지만 의미를 담은 시구자만큼은 예외였다. KT의 콘셉트는 어린이날을 맞아 야구장을 그리워하는 어린이들의 희망을 담은 스페셜 시구였다. KT 어린이 회원 가운데 추첨을 통해 시구자를 선정했고, 주인공은 평동초 2학년 라온 군이었다.
라온 군은 야구공 형태의 대형 투명 워킹볼 안에 들어가 투수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까지 힘차게 행진했다. 경기 개시가 임박한 시점에 장대비가 내리는 바람에 쉽지 않은 걸음이었지만 라온 군은 당당히 홈플레이트를 찍었다.
시구를 마친 뒤 만난 라온 군은 “주말 내내 시구 연습만 했다. 공 안에서 왕복만 다섯 번 넘게 했다. 연습만큼 잘해서 기쁘다”며 “야구 선수들을 직접 보는 게 소원이었는데 공 안에서라도 선수들을 만나 정말 신난다”는 소감을 밝혔다. 시구자를 맞이한 KT 포수 장성우는 “잘했다”며 격려를 잊지 않았다.
라온 군은 “아홉 번의 어린이날 중 가장 행복한 하루였다. 야구장에 빨리 오고 싶었는데 시구까지 해 정말 기쁘다”며 행복함을 숨기지 못했다. 라온 군의 부모님도 “아들이 시구를 잘할 수 있을까 긴장이 많이 됐는데 생각보다 멋지게 해내서 뿌듯하다. 아들은 물론 부모인 우리가 선물을 받은 것 같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라온 군의 ‘최애 선수’는 강백호(21)다. 라온 군은 시구 후 “강백호 선수와 KT 선수 형들이 코로나19를 홈런으로 날려줬으면 좋겠다”는 격려를 전했다. 강백호는 라온 군의 바람대로 1-1로 맞선 6회, 우월 솔로포를 때려냈다.
수원|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