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베이스볼] 예상 못한 대박의 기회가 많아진 2020시즌 KBO리그

입력 2020-05-06 13: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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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뚫고 개막한 2020시즌 KBO리그를 향한 전 세계 야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살아 움직이는 신선한 경기, 새로운 스타와 뉴스에 목마른 국내외 팬들과 미디어의 욕구를 채워주기 때문이다.

5일(한국시간)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과 매체들에 소개된 KBO리그에는 흥미롭고 신선한 것이 많았다. KBO식 배트플립을 향한 그들의 과도한 관심은 문화의 차이로 해석된다.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인근의 화재로 경기가 일시 중단된 장면 또한 그들의 눈에는 독특했을 것이다. 이는 역대 KBO리그 개막전 최초의 사례다. 2000년 이전에는 시위진압을 위해 쏜 최루탄 가스가 야구장으로 들어와 몇 차례 경기가 중단된 적이 있지만, 화재로 인한 중단은 없었다.

수원에서 KT 위즈가 선보인 시구도 눈길을 끌기에 충분했다. 대형 야구공 안에 들어간 어린이의 시구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맞물려 시선을 사로잡았다. 확실히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대한민국은 다양한 분야에서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음이 실감났다.

당분간 미국 야구팬과 전문가들의 눈길을 끌어당길 상황 덕분에 새로운 기회를 잡을 선수들도 있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좋은 쇼 케이스 기회다. 첫 단추를 잘 꿴 선수는 NC 다이노스 나성범이다. 미국에 생중계된 5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회 결승 솔로홈런을 때린 장면은 상징적이었다. 지난 시즌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계약하고 미국행을 추진하다가 불의의 부상으로 꿈이 미뤄진 그로선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비록 승리투수는 되지 못했지만 KT 위즈 새 외국인투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는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큰 관심을 받았다. 미국에선 팬그래프닷컴의 선수검색어 2위에 오를 정도였다. 우리에게는 다양한 팔의 각도와 투구자세가 화젯거리였다. KBO리그 초창기인 1983년 압도적 기량으로 타자들을 요리한 삼미 슈퍼스타즈 장명부를 연상시킨다.

당시 장명부는 시범경기에서 별다른 특징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강팀 삼성에는 연습 때 자원해서 배팅볼을 던져주기도 했다. 나중에 장명부는 이를 통해 삼성의 주력타자 장효조, 이만수 등의 장단점을 파악했다고 털어놓았다. 데이스파이네도 연습경기에선 자신의 장점을 숨겼다는 말들이 많이 들린다.

SK 와이번스와 개막전에서 완봉승을 거둔 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 롯데 자이언츠에 개막전 승리를 선사한 댄 스트레일리도 미국 미디어의 관심대상이었다. 당분간 이들에게는 미국 매체의 인터뷰 요청이 쇄도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에게 이런 관심은 좋은 일이다. 인지도를 높이면 또 다른 기회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ESPN에서 NC-삼성전을 중계한 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야구팬들이 NC를 자기편으로 받아들이고 응원을 시작하듯 모든 선수들에게 2020시즌 KBO리그는 전혀 예상 못한 곳에서 뜻밖의 대박 기회를 만들어줄 수 있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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