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아웃‘ K리그 팡파르, 그렇게 축구는 또 우리 곁을 지켰다

입력 2020-05-11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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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강원도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강원과 서울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열해 접촉없이 인사하고 있다. 춘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10일 강원도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강원과 서울 선수들이 경기장에 도열해 접촉없이 인사하고 있다. 춘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초록 그라운드에 꽃이 피었다. 우리의 K리그가 돌아왔다. 8일 전주성에서 끝난 전북 현대-수원 삼성의 K리그1 공식 개막전(1-0 전북 승)을 시작으로 행복의 레이스를 시작했다. 당분간은 올 것 같지 않던 꿈같은 시간이다.

전 세계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맞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지구촌을 재앙으로 몰아갔다. 전염병으로 파괴되고 마비된 일상 속에 인간은 한없이 미약한 존재임 다시금 드러났다.

그래도 희망은 있었다. 어린이날(5월 5일) 팡파르를 울린 프로야구 KBO리그에 이어 K리그가 2020시즌 첫 걸음을 뗐다. 많은 나라들이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를 주목했다. 텅 빈 스탠드로나마 프로스포츠가 시작됐다는 것은 사회가 서서히 안정되고 있고, 일상으로 돌아갈 준비가 이뤄지고 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전북-수원전은 세계 36개국에 TV, 온라인 스트리밍, 소셜미디어(SNS) 등 다양한 채널로 생중계됐다. BBC, 스카이스포츠 등 해외 유력 매체들의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K리그 개막 소식이 오르고, 실시간으로 이뤄진 SNS 토론에선 지구촌 식구들이 얼마나 ‘평범한 일상’을 바라며 축구에 배고파했는지 확인됐다.

물론 과거 익숙했던 풍경과는 달랐다. 선수단과 구단 임직원 외의 출입인원은 극소수였고, 엄격한 신분 확인과 발열체크 등의 과정이 뒤따랐다. 이는 K리그1·2 1라운드 휘슬이 울린 전국의 모든 경기장에서 대동소이했다.

피치 위의 모습은 기대보다는 조금 밍밍했다. 포옹과 악수가 사라졌고, 물을 나눠 마시고 수건을 함께 쓰는 장면이 사라졌다. 또 취재진과 선수들이 인터뷰를 위해 뒤섞이는 믹스트존 역시 폐쇄됐다.

그럼에도 감동은 충분했다. 수원전 결승골 직후 이동국의 ‘덕분에 챌린지’ 세리머니가 출발이었다. 9일 인천전용경기에서 격돌한(0-0 무)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 10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만난 강원FC와 FC서울 선수단(3-1 강원 승)도 킥오프를 앞두고 같은 포즈로 기념촬영을 했다. K리그 영웅들이 이 시대 영웅들에게 전달하는 아름다운 메시지였다.

컴백한 스타들의 맹활약 역시 흐뭇한 볼거리였다. 오랜 유럽생활을 마치고 11년 만에 K리그로 컴백한 이청용(울산 현대)은 상주 상무와 복귀전(9일)에서 농익은 클래스를 증명하는 퍼포먼스로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2년간 일본 J리그에서 뛴 뒤 올해 초 성남FC에 합류한 골잡이 양동현은 광주FC와 원정경기에서 2골을 몰아쳐 팀의 2-0 완승에 앞장섰다. 특히 프로 사령탑 첫 도전에 나선 성남 김남일 감독의 데뷔전 승리라 의미가 컸다.

춘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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