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은’ K리그 새 변수, 실종된 홈 어드밴티지&사라진 긴장감을 어찌하오?

입력 2020-05-1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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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강원도 춘천 송암 스포츠타운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강원FC와 FC서울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렸다. 춘천|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하나원큐 K리그 2020’은 우여곡절 끝에 8일 개막 팡파르를 울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아쉽게도 무관중 개막을 피할 길은 없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홈 어드밴티지의 실종이다. 팀마다 다른 그라운드와 라커룸, 클럽하우스 등을 제외하면 홈팀이나 원정팀이나 별반 차이가 없는 조건에서 맞붙었다.

새 시즌 개막전을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8일)로 치른 수원 삼성 이임생 감독은 “홈팬들이 많다면 어린 선수들이 (안 좋은) 영향을 받을 수 있는데 무관중이라 우리도 이익을 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했다.

홈팀 입장에선 당연히 성에 차지 않는다. 1라운드를 홈경기로 소화한 구단들은 썰렁한 스탠드를 각종 걸개와 플래카드, 사진과 그림으로 채우는 것도 부족해 서포터스 응원가나 응원함성, 야유 등을 담은 녹음파일을 준비하는 성의를 보였지만 이런 노력만으로는 안방 특유의 뜨거움까지 담아내기는 불가능했다.

어수선함도 빼놓을 수 없다. 경기장 출입 인원은 극소수다. 양 팀 임직원들과 사전승인을 받은 일부 축구인, 미디어, 경호·지원스태프 수십여 명이 전부다. 선수 가족과 에이전트들에게도 개방되지 않았다. 그나마 이 적은 인원들마저 ‘거리두기’ 정책으로 인해 띄엄띄엄 자리를 지키다보니 집중도는 더 낮았다. 경기 몰입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였는데, 경기장 규모가 클수록 휑한 분위기는 더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와 대구FC가 격돌한 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 강원FC와 FC서울이 맞선 10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 현장에선 “팬들의 함성이 사라져 중립경기의 느낌을 실감할 수 있었다”는 목소리를 심심치 않게 접할 수 있었다.

출입통제와 발열체크, 의료문진 등 장외의 번잡한 절차에 신경쓰다보니 정작 본 행사의 긴장감은 뚝 떨어졌다. 고대하던 시즌 첫 경기를 풀타임으로 소화한 한 선수는 “상대와 공중 볼을 경합하려고 점프했을 때 눈에 들어온 건 낡은 의자였다. 평소 많은 팬들이 즐겨 앉는 위치였다. 허둥거리다 타이밍을 놓쳤다. 결국 한눈을 판 셈”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비정상적 시국의 축구장 풍경에 빨리 적응하는 것도 K리그 구단들의 중요한 과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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