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브리핑] “김민, KT니까 선발” 이강철의 냉정한 진단

입력 2020-05-17 1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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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써주십시오.”

이강철 KT 위즈 감독(54)은 17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전날(16일) 첫 승을 거둔 ‘영건’ 김민(21)에게 칭찬 대신 거침없는 쓴소리로 분발을 촉구했다.
김민은 KT가 미래의 에이스로 기대하는 자원이다. 2018시즌 KT의 1차지명을 받아 프로에 첫발을 내디뎠고, 입단 첫해 4승(2패), 지난해 6승(12패)을 거두며 서서히 풀타임 선발투수로 자리매김하는 중이다. 한창 칭찬을 먹고 클 시기다. 그러나 이 감독은 “나도 인내심을 발휘했다”며 냉정한 평가를 이어갔다.

2020시즌 첫 승을 거둔 16일(6이닝 3실점) 투구내용, 특히 구종선택에 이 감독의 고민이 그대로 묻어있다. 이날 김민은 최고구속 148㎞의 포심패스트볼(14개)과 투심패스트볼(21개)이 아닌 슬라이더(62개) 위주의 피칭을 했다. “슬라이더 비중을 더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이 감독의 주문에 따른 변화였다.

시속 150㎞에 육박하는 빠른 공은 분명 강력한 무기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확실한 변화구 없이는 선발투수로 살아남기 어렵다. 선발투수들이 다양한 구종을 연마하려 노력하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 감독은 “(기사를) 꼭 써달라”고 강조하며 “패스트볼의 구종가치가 리그에서 하위 2~3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패스트볼에 대한 자신감이 워낙 컸다”고 진단했다. 덧붙여 “냉정할 수밖에 없다. 아직 어리지만, 알아야 할 것은 알고 가야 한다. 본인의 수준과 위치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 KT 위즈니까 선발투수로 뛰는 것이다. 강하게 커야 한다”고 조언했다.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지만, 김민이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하길 바라는 게 이 감독의 진심이다. “미래가 맞다”고 인정한 이 감독은 “자신과 싸움은 이미 끝냈어야 한다. 좋은 방향으로 크길 바라는 것이다. 어떻게든 살리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수원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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