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시즌 LG드라마, 주인공도 스토리도 다양하다

입력 2020-05-17 15:4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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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복으로 바뀌기 위해선 행운이 필요하다. 하지만 스포츠에선 운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순 없다. 행운이 찾아오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운도 실력을 갖춘 사람에게만 온다. 최근 6연승의 LG가 전화위복을 실감하고 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주전타자 이형종은 연습경기에서 부상을 당했다. 상대 투수의 공에 맞아 왼쪽 손등 5번째 중수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회복까지 4~5주가 필요하다. 지난 시즌 마무리투수로 큰 활약을 한 고우석은 14일 잠실 SK 와이번스전 등판을 앞두고 몸을 풀다 왼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손상이라는 큰 부상을 당했다.

과거 LG는 연속된 부상악재를 쉽게 극복하지 못했다. 하지만 2020시즌은 다르다. 버텨내는 힘이 생겼다.

두산과 개막전 승리 후 3연패를 당했던 LG는 비 덕분에 한숨을 돌렸다. 하루를 쉰 뒤 10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8회 7득점 빅이닝으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김현수의 결승타, 채은성의 홈런이 결정적 장면이지만 대주자 김용의의 과감한 3루 돌진이 중요한 갈림길이었다.

LG는 12~14일 SK와 3연전을 싹쓸이했다. 18년만의 기록이다. 시작은 이형종의 부상으로 선택된 이천웅-김현수 테이블세터의 대폭발이었다. 1·2번이 8안타를 합작하자 첫 경기는 쉽게 풀렸다.

13일에는 SK의 수비범실이 겹치며 2회 8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코칭스태프는 선발 임찬규의 안정감 넘치는 피칭에 1승 이상의 의미를 줄 만하다고 평가했다.

14일에는 고전했다. 중요한 고비마다 병살타가 나오는 등 애를 먹었지만, 9회 마지막 기회를 살렸다. 대타 정근우가 끝내기안타를 쳤다. 타일러 윌슨에 이어 정우영~진해수~이상규의 불펜이 7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텨준 덕분에 반격 기회를 잡았다. 정근우가 빛났지만 언성 히어로는 그에 앞서 번트를 성공시켜준 이성우였다.

비로 또 하루를 쉰 뒤 15일 벌어진 잠실 키움 히어로즈와 더블헤더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경기에선 2루수 정주현의 3차례 호수비와 6회 홈런이 결정적이었다. 정근우와 2루 경쟁을 펼치는 정주현의 인생경기였다. 2경기에선 2-3으로 뒤진 8회 외국인타자 로베르토 라모스의 홈런을 앞세워 3득점한 덕분에 11년 만에 두 팀이 맞이한 더블헤더를 모두 챙길 수 있었다. 선발투수로 변신한 정찬헌이 1회 3실점하고도 6회까지 버텨주자 반격 기회가 생겼다. 김윤식~여건욱~송은범이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6연승 기간 결정적 역할을 해준 주인공이 매번 바뀌었다. 인기 드라마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각자 개성을 지닌 등장인물이 많다는 것이다. 2020시즌 초반 LG가 만드는 야구드라마는 다양한 스토리와 주인공이 등장해 볼거리가 풍성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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