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無’ SK, 직전 해 PS 팀 중 역대 첫 11G 최소승리 불명예

입력 2020-05-17 17:3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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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열렸다. SK 염경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SK 와이번스가 9연패로 리그에서 가장 먼저 10패를 찍었다. 11경기 1승10패의 부진으로 KBO리그 불명예 기록을 쓰며 팀 창단 최다연패 2위 기록까지 올라섰다.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는 점이 더 큰 문제다.

SK는 17일 인천 NC 다이노스전에서 5-11로 패했다. 7일 인천 한화 이글스전부터 시작된 패배의 사슬은 9연패까지 이어졌다. 2016년 9월 10일 대전 한화전~9월 23일 수원 KT 위즈전에 이어 1332일만의 9연패다. 창단 첫 해였던 2000년의 팀 최다연패(11연패) 기록에도 가까워졌다.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39년 KBO리그 역사상 개막 11경기에서 1승 이하 사례는 올해 SK가 9번째, 이들 중 직전 해 포스트시즌(PS) 진출 팀은 2018년 롯데 자이언츠에 이어 올해 SK가 두 번째다. 최악의 스타트를 기록했던 앞선 8개 팀 중 분위기를 바꿔 PS 진출에 성공한 팀은 없다.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1위 두산 베어스와 승차 없는 2위에 올랐던 전력과 기세는 실종됐다. 여러 불명예 기록을 한 번에 썼지만 이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력 자체다.

해결사 부재가 가장 큰 고민이다. SK는 이날 2회말 정진기와 오준혁의 연속안타로 2점을 뽑았는데, 이는 45이닝 만에 나온 1이닝 멀티득점이었다. 이후 타선은 또 차갑게 식었다. 염경엽 SK 감독은 최정(타율 0.167)의 슬럼프가 길어지자 부임 후 처음 5번타순으로 내렸으나 효험은 없었다. 최정은 3-11로 뒤진 9회말 1사 만루서 2타점 2루타를 때렸지만 앞선 승부처에선 4명의 주자를 한 번도 홈으로 불러들이지 못했다.

선발진에선 ‘에이스’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공백을 메울 확실한 1선발 카드가 없다. 평균자책점(ERA)은 물론 무형의 위압감도 떨어진다. 두 외국인투수 닉 킹엄(2패·ERA 6.75)과 리카르도 핀토(1승1패·ERA 3.18) 모두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여기에 불펜 ERA는 8.03으로 최악이다. 긴 이닝을 소화할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불펜투수마다 고전하니 악순환의 반복이다.

벤치의 리더십에 대한 아쉬움도 있다. 지난해 ‘캡틴’을 맡았던 이재원이 오른 엄지 골절로 6주 진단을 받았다. 김광현이 빠진 상황에서 덕아웃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맡는 이재원까지 이탈하자 팀을 한 곳에 묶을 고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타선이 침묵할 때는 벤치의 과감한 개입으로 라인업에 손을 대거나, 1점을 짜내는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하지만 염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많은 21명의 대타를 사용하고도 성공률은 14.2%에 불과하다.

염 감독은 이날 경기 전 “팬들에게 죄송하다”면서도 “아직 10경기를 했을 뿐이다. 우리 선수들을 믿는다”고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연패가 점점 길어지고 있다. 지난해 단 1경기가 부족해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던 SK다. 1승의 소중함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염 감독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천|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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